FIFA(국제축구연맹)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FIFA 윤리위원회가 내게 19년 자격정지를 부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사람들은 윤리위원회가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살인청부업자'라고 말한다"며 "내가 FIFA 내부의 핵심을 정면으로 겨냥했기 때문에 공격 대상이 된 것"이라고 제프 블라터 측을 맹비난했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6일 기자회견에서 과거 FIFA로부터 받은 서한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이번 선거에서 나의 후보 자격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며“그들(블라터 회장 측)은 FIFA 회장 선거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이날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원회가 자신을 제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력 비판했다. 정 명예회장은 "2022 월드컵 유치 활동 당시 한국 유치위원회가 국제축구기금 조성을 제안했는데, 내가 이를 설명하는 편지를 동료 FIFA 집행위원들에게 보낸 사실을 조사한 윤리위원회가 자격정지 15년을 구형하겠다고 알려왔다"며 "윤리위의 활동이 독립적이지 않다고 (내가) 비판하자 명예 훼손과 비밀 유지 위반으로 자격정지 기간이 4년 추가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혐의에 대해 "축구기금과 관련해 어떤 금품이나 개인적 이익도 취한 적이 없다. 집행위원이 자국의 월드컵 유치 활동을 돕는 것은 FIFA의 오랜 전통일 뿐 아니라 자연스럽고 애국적인 행위"라고 말했다. 실제 2010년 이 사안을 조사한 FIFA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사안을 종결한다는 서한을 정 명예회장에게 보내왔다고 했다. 정 명예회장이 FIFA 부회장 선거를 앞두고 자연재해가 발생한 파키스탄과 아이티에 기부금 90만달러(약 10억5000만원)를 보낸 것에 의혹을 제기한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기부금 문제는 윤리위원회의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며 "나는 1999년부터 터키와 방글라데시, 중국, 미얀마 등 여러 나라에 구호 성금을 기부해 왔다"고 밝혔다.

블라터 FIF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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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윤리위원회의 제재가 확정된다면 정 명예회장은 앞으로 19년 동안 축구 관련 활동을 할 수 없다. 당연히 이번 달 26일로 예정된 FIFA 차기 회장 후보 등록도 불가능하다. 정 명예 회장은 "이번 선거에서 나의 후보 자격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들(블라터 회장 측)은 FIFA 회장 선거를 훼손하고 FIFA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FIFA 회장 후보로 가장 유력했던 미셸 플라티니(60·프랑스) UEFA(유럽축구연맹) 회장은 최근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24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정 명예회장 측은 위기를 느낀 블라터와 플라티니가 '물타기'를 위해 FIFA 윤리위원회를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나의 후보 등록을 막는 방법이 한두가지겠는가"라며 "하루하루 피가 마르지만 국제사회의 양식은 살아있다고 믿는다. 최선을 다해 모든 법적 채널을 통해 후보 자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터 회장이 가하는 흑색선전의 공격 목표가 되었다는 사실은 내가 FIFA 개혁을 이끌 사람이라는 가장 훌륭한 증거"라고 덧붙였다. FIFA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