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검찰에 불려나왔다. 이 전 의원은 측근들을 통해 포스코에서 일감을 특혜 수주해 30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7월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이 사건으로 1년 2개월을 복역하고 2013년 9월 만기 출소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의원은 승용차에서 내릴 때 수행원 부축을 받았고 계단을 오르다 멈춰 무릎을 잡기도 했다.

포스코 비리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상득(오른쪽) 전 새누리당 의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포토라인에 선 그는 "(포스코의) 일감 몰아주기에 개입한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작은 목소리로 "없습니다"라고 했고,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선 "절대로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내가 왜 여기에 와서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왜 조사를 받는지)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왔다"고도 했다. 그래도 질문이 끊이지 않자 그는 "대답하기 힘들다"며 조사실로 올라갔다.

출소 2년 만에 다시 검찰에 나온 이 전 의원 모습은 동생이 현직 대통령이던 3년 전과는 크게 달랐다. 당시 그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엔 "가서 얘기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의 회장 선임을 도와준 대가로 일감 수십억원어치 수주 특혜를 받았는지를 밤늦게까지 집중 조사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일부 사실 관계에 대해선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지난 3월 검찰이 포스코건설 본사 압수 수색을 시작하면서 포스코 비리 수사의 종착점으로 지목됐다. 애초 해외 사업 현장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포스코 수뇌부를 거쳐 이 전 의원에게 전달됐을 것이라는 그림을 그렸던 검찰 수사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 기각되면서 방향을 외주업체 쪽으로 돌렸다. 검찰은 수사 착수 6개월 만에 지난 30여년간 이 전 의원의 포항 지역구 사무국장을 지낸 박모(58)씨가 대주주로 있는 티엠테크, 선거 때마다 이 전 의원을 도와준 채모(57)씨가 대표로 있는 자재 운송 업체 뉴태성, 이 전 의원의 인척인 정모(56)씨가 운영하는 원환경 등 세 곳을 잇따라 압수 수색했다.

검찰 측은 관련자 조사에서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으며 포스코가 1조4000억원짜리 신제강 공장을 짓다가 2009년 군부대의 제지로 중단되자 이 전 의원이 직접 나서서 도와준 정황 등을 찾아냈다고 한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그 대가로 일감 특혜를 받은 만큼 뇌물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측근들이 챙긴 돈이 이 전 의원에게 전달된 증거를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측근들이 포스코에서 특혜로 벌어들인 돈을 이 전 의원 정치 활동에 사용했으니 이 전 의원이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전 의원 측은 "측근들이 먹고살도록 외주 업체를 하도록 도와줬을 뿐 직접 뇌물을 받은 것도 아닌데 검찰이 억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