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非主流) 주요 인사들이 문재인 대표 '2선 후퇴론'을 다시 들고 나오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문 대표는 "(거취 문제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라고 했고, 친노(親盧) 진영에선 "재신임을 확인한 의원총회 결의 위반"이라며 분개했다.
중도 성향의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5일 문 대표를 포함한 당내 인사는 물론 무소속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신당파(新黨派)까지 참여해 새 당 대표를 선출하는 '통합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아보자는 것"이라고 했지만, 그의 제안은 결과적으로 현 지도부 교체와 재구성이 불가피한 주장이어서 주류(主流) 측의 반발을 불렀다. 박 전 원내대표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통합 전대가 필요하다. '빅텐트' 안에 모두 모여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 흔들기'라는 지적에 대해선 "당 대표라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데 왜 흔들기라고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자신감 결여"라고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최근 김부겸 전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등 전·현직 의원 8명이 참여한 '통합행동'을 만들어 세력화에 나섰고 이날도 모임을 가졌다.
김한길 전 대표도 새로운 지도부로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추석 전후로 정세균, 안철수 전 대표, 이종걸 원내대표 등 20여명을 만나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도 조기 전당대회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 전대'는 당내 경선으로 뽑힌 문 대표의 중도 퇴진을 전제로 하고, 친노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비주류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도 "지금은 지도부 교체보다는 '낡은 진보 청산' 등 야당 혁신이 먼저"라며 유보적 입장이다. 이 때문에 박지원, 강창일 의원 등은 문 대표가 대표직은 유지하되 당내 주요 정치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총선 선거대책위를 이달 중 출범시켜 공천 문제를 논의하자는 '조기 선대위'를 주장하고 있다.
비주류가 추석 이후 '조기 전대' '조기 선대위' 같은 문 대표 '2선 후퇴론'을 들고 나온 명분은 '추석 민심'이다. 비주류 중진 의원은 "문 대표 얼굴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민심이 전국적으로 확인됐다"며 "문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놓을 때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자신의 거취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기자들에게 "이미 지나간 이야기 아니냐"며 짧게 답했다. 문 대표 측은 "'2선 후퇴론'은 대표 거취를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기로 했던 지난달 20일 의원총회 결의 위반"이라며 "결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또 흔들기냐"라고 말했다. 친노와 문 대표 측은 지난달 재신임과 혁신안 통과 과정에서 주류의 절대적 우위와 비주류의 사분오열(四分五裂)을 확인한 이상, 문 대표 주도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권력싸움에 빠져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을 요구하는 등 '대여(對與) 전선' 확장을 통해 당내 문제 정리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