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10월 10일)을 맞아 해외 각국의 축하 사절단을 7박8일 일정으로 초청하면서 "1인당 매일 70유로(약 9만2300원)씩 참가비를 내라"고 요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8일간 평양에 체류할 경우 1인당 560유로(약 73만8500원)를 부담하라는 얘기다.

옛 소련에 속했던 A국가의 정부 당국자는 이날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이 당 창건 70돌을 맞아 우리 대표단을 10월 7일부터 14일까지 평양으로 초청했는데 항공권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숙박, 교통, 식사, 행사 참가비 조로 매일 70유로를 내라고 하더라"고 했다. 2012년 4월 김일성 100회 생일에도 방북했다는 이 당국자는 "북한이 그때는 우리 대표단 100여 명을 초청하면서 항공료와 숙박비 일체를 부담했다"며 "요즘 북한의 경제 사정이 최악이라는 정보를 접했는데 이번에 실감했다"고 했다.

실제 북한은 2012년 태양절을 대대적으로 치르느라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당시 북한은 48개국 110개 대표단 1만여 명을 초청해 경축 행사, 특별 배급 등을 하는 데 약 10억달러를 썼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종 물놀이장과 초고층 아파트 단지 건설 등 토목공사에도 10억달러를 투입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은 올해도 2012년에 버금갈 정도의 규모로 치르고 싶어 하지만 2012년에 자금을 탕진한 데다 올 초부터 해외 공관원들을 동원한 외화벌이 성과도 미미해 해외 축하 사절들로부터 돈을 뜯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