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일 '안심 번호 국민 공천제'를 놓고 청와대나 친박(親朴)과 더 이상 공방을 벌이지 않았다. 전날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휴전'을 제안한 뒤로는 안심 번호제 자체에 대한 언급도 피했다. 지난 28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회동해 이를 '오픈프라이머리 대안(代案)'으로 추진키로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안심 번호제'는 물밑으로 가라앉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더 이상 안심 번호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다"며 "이를 포함한 모든 것(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한 대안들)을 당내 특별 기구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특위에서 (대안으로) 결론 나는 것을 따른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될 것"이라며 "특위가 안(案)을 만들면 당 최고위를 거쳐 의원총회에서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결국 안심 번호제는 당내 특별 기구에서 논의할 여러 방안 중 하나로 격하(格下)된 셈이다.

김 대표 측 인사는 "김 대표는 여전히 안심 번호제가 적합한 오픈프라이머리 대안이란 생각이지만, 고심 끝에 당·청(黨靑) 분란을 피하려 '안심 번호제'라는 한 기법만을 계속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 정신이 반영된 공천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꺾거나 권력자들에 의한 '낙하산' 공천을 허용하겠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날 밤에도 참모들과 따로 만나 이런 의지를 내비쳤다고 한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측근은 "김 대표가 '당원·국민의 선택을 받아 당대표로까지 선출된 내가 앞서 두 번이나 낙천됐다는 것은 결국 우리 공천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저는 개인적으로 전략 공천이 옳지 못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헌·당규에는 전략 공천 제도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잠정'이란 수식어는 있었지만 야당 대표와 했던 합의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내 일각에서도 "또 청와대에 밀려서 철수하는 것이냐"며 "대선 주자 1위에 맞지 않은 모습을 자꾸 보인다"는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