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을 수놓은 화려한 곡예비행 쇼, 절도 있는 의장대 시범, 100개가 넘는 국가의 군복 패션쇼….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는 지구촌 군인들의 스포츠 이벤트답게 군인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식으로 그 화려한 막을 열어젖혔다.
2일 대회 개막식이 열린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의 메인스타디움은 일찌감치 매진이 되며 1만5000석이 빈자리 없이 가득 찼다. 전날 비와 함께 강풍이 불던 날씨도 대회 개막을 축하하듯 하루 만에 맑게 갰다.
◇전 세계 군인, 하나가 되다
이날 개막식엔 박근혜 대통령, 압둘 하킴 알-시노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 회장, 김상기·김관용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 한민구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공군 제53 특수비행전대의 블랙이글스 축하 곡예비행으로 시작한 개막식은 1부의 선수단 입장식에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117개국 참가 선수단이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의 자국 군복을 입고 입장하자 관중석에선 연신 플래시가 터져 나왔다.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 선수단이 가장 먼저 들어왔다. 개최국 한국은 마지막 순서인 117번째였다. 1948년 창설된 CISM은 불어권인 벨기에에 본부를 둬 첫 대회부터 프랑스어로 입장 순서를 정해 왔다.
박 대통령의 개회 선언과 대회기 게양, 선수·심판 선서에 이어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대미는 성화 점화가 장식했다. 최종 점화자는 2002년 제2 연평해전 당시 한쪽 다리를 잃었던 이희완 해군 소령(당시 중위)이 맡았다. 마지막 순서로 밤하늘에 불꽃놀이가 펼쳐지자 전체 참가자들은 개막식 주제인 '하나됨(The One)'을 연출하듯 경기장 가운데에서 한데 어울려 아리랑 가락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며 대회를 만끽했다.
◇한국, 사상 최고 성적 도전
이번 대회 총 271명(남자 220명·여자 51명)이 출전하는 한국은 25~30개 금메달 획득, 종합 3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사상 최고 성적에 도전하는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은 유도(3일 남자 단체전)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첫 금 소식은 남자 81㎏급의 이승수(25·일병)와 김원중(26·하사) 등 유도 대표팀 '에이스'의 어깨에 달려 있다. 올해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왕기춘을 꺾으며 화제가 된 이승수는 업어치기, 어깨들어메치기 등 여러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실력파다. 김원중은 2011년 선전 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6일 사격 여자 50m 소총 복사 단체전에 나서는 음빛나(24·중사)는 한국 여군 사상 첫 군인체육대회 금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음빛나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양궁·태권도·골프 등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종목 결승이 열리는 8~10일이 한국의 '골든 데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에서 선수 대표로 선언을 한 진민섭(23·일병)은 8일 육상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진민섭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골프 대표팀은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9일 금 사냥에 나선다. KPGA(한국남자프로골프) 투어 사상 첫 군인 신분으로 우승한 허인회(28·일병) 등이 출전해 금메달 가능성이 높다. 같은 날엔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이 기대된다.
예선 첫 경기에서 미국을 상대로 7대0 대승을 거둔 남자 축구는 10일 열리는 결승에서 세계군인체육대회 사상 첫 구기 종목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 축구는 광대뼈 함몰 부상에도 자청해 대회에 나선 공격수 이정협(24·병장)과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주전 풀백 이용(28), 지난 시즌 K리그 클래식 도움왕 이승기(27·이상 일병) 등이 있어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