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의 리테일본부 사업부장과 지점장 50여명이 9월 30일 주진형 사장 집무실을 항의 방문해 5일 시행 예정인 '서비스 선택제'를 유보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비스 선택제란 고객이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는 '컨설팅 계좌'와 온라인 거래 중심의 '다이렉트 계좌'로 나눠 각각 다른 수수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서비스 선택제는 낮은 수수료를 미끼로 온라인 고객들이 초단타 매매를 하도록 유도해 결과적으로 고객은 손해보고 증권사 수입만 늘어나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다. 일부 소액 거래 고객의 부담이 늘 수 있지만 전체적으론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고 초단타 매매 같은 투기적 거래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수입이 감소하고 일선 영업 직원들 수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들이 반발하고 나선 배경이다.
주 사장은 그동안 여러 번 고객 중시의 혁신 조치를 취했다. 증권사들이 무조건 매수 보고서만 내놓는 관행을 비판하며 매도 보고서를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내도록 의무화했다. 매매 수수료도 최대 48% 삭감했다. 불필요한 주식 매매를 부추겨 직원만 좋고 정작 고객은 손해를 보는 일을 없애기 위해 개인 성과급 제도를 폐지했다. 마구잡이식 펀드 판매도 크게 줄였다.
주 사장의 혁신에 대해 증권업계의 구조적 문제에 메스를 들이댄 용기 있는 시도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내부 반발은 적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튀는 언행 같은 문제로 인해 그룹 최고위층의 눈 밖에 나기도 했다. 결국 주 사장은 임기를 6개월이나 남겨 놓은 상황에서 사실상 경질(更迭) 통보를 받은 상태다.
주 사장의 개혁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고객 이익을 중시하는 방향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고객의 손실에는 관심조차 없는 증권업계의 고질적 병폐를 바로잡으려면 다른 증권회사들도 주 사장처럼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증권 시장에도 건강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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