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와 눈폭풍, 3~4m 높이 파도. 남극에서 극한(極限)의 환경과 맞서 싸우며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유일한 국군(國軍)이 있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소속 이기영 상사(39·부사관 157기·사진)다.
그는 작년 11월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된 월동대원 17명 중 해상안전담당으로 선발됐다. UDT(해군특수전전단) 또는 SSU 요원으로 남극을 밟은 6번째 요원이다. 해군은 세종기지 창설 초기부터 부사관을 파견했으며, 근래에는 UDT나 SSU 대원을 보내고 있다.
이 상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 자원했다"고 밝혔다. 고무보트와 바지선으로 연구원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보급품을 수송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북한 잠수정 사건, 천안함 인양, 세월호 탐색 등에 투입됐던 베테랑이지만 수온이 여름에도 영하인 남극은 그에게도 만만치 않다. 남극의 여름인 11~2월 150여명의 연구진이 파견되는데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보급품을 나르느라 하루 2~3시간만 잘 때도 많다. 유빙(流氷)이 순식간에 밀려와 보트를 둘러싸고,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에 배가 떠내려가기도 한다. 이 상사는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남극이지만 여기서도 눈은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칠레 공군기지에 있는 학교를 방문해 학생들에게 한글과 세배법을 가르쳐주기도 했다. 이 상사는 "혹한의 땅에서도 밝고 귀엽게 자라는 아이들을 보면서 큰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