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보〉(45~56)=한국 현대 바둑 70년사를 통해 배출된 숱한 천재 기사들 가운데 강동윤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그의 통산 전적 665승 1무 281패(70.3%)는 승률 부문서 박정환 이창호 이세돌 다음의 역대 4위에 해당한다. 최철한 김지석 조훈현 박영훈의 이름은 강동윤 밑에 나온다. 승률은 평가의 한 지표일 뿐 전부는 아니지만 강동윤을 다시 보게 하는 통계임은 분명하다.
백이 △로 붙여온 장면. 흑이 9분 만에 45로 젖히자 백도 46으로 맞젖혀 중원 보강을 택했다. 여기서 단수 쳐 간 47이 기분에 치우친 수로, '가'에 가만히 느는 게 정수였다. 백 48이 안성맞춤이어서 패 형태가 나왔다. 53의 굴복이 불가피해선 흑이 너무 저위로 눌린 느낌. 게다가 좌하 쪽 흑은 약점이 있어 완벽하게 넘어가지도 못했다.
참고도를 보자. 1로 단수 친 뒤 11까지 좌하 흑을 다시 차단 공격하는 맛이 있다. 결국 문제는 팻감인데, 여기서 54가 기막힌 타이밍의 응수 타진이었다. 54 때 흑은 부분적으론 '나'로 받는 것이 최선. 그러나 55로 끊기는 팻감이 여러 개 나오므로 55로 굴복했다. 게다가 우상귀 55까지의 형태는 훗날 백이 '다'로 다가서는 통렬한 뒷맛까지 남겼다. 그래 놓고 56. 바둑은 백의 뜻대로 풀려가고 있다.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