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스물두 살 청년은 우승하고 나면 자폐증을 앓는 여동생부터 찾는다. 어린 시절부터 대회에 나가면 여동생이 좋아하는 열쇠고리 선물부터 사놓고 보던 청년은 "프로골퍼의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동생을 포함한 우리 가족의 삶"이라고 말한다. 올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잇달아 우승했고 최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에서도 우승해 '1000만달러의 사나이'가 된 골프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22·미국) 이야기다. 그가 한국에 온다.

[스피스, 최연소 1000만달러의 사나이]

호주 골퍼 제이슨 데이(28)는 아버지가 죽자 열두 살 나이에 알코올 중독이 돼 밤거리를 헤매던 힘겨운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집을 팔아서라도 아들의 꿈을 이루어주려던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일랜드계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는 흑인 아버지와 태국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골프의 전설이 된 타이거 우즈(40·미국)의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웠다. 세계 랭킹 2위인 데이도 한국에 온다.

조던 스피스
제이슨 데이
브랜던 그레이스
루이 우스트히즌
아담 스콧
찰 슈워젤
마크 레시먼
대니리

세계 골프를 빛내는 스물네 명의 스타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던 그들의 이야기가 다음 주면 한국에서 향연을 펼친다.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이 벌이는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The Presidents Cup)이 다음 달 8일부터 나흘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인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다. 선수단은 4일 인천에 도착해 5일부터 연습 라운드를 하고 7일 오후 개막식 행사에 이어 8일부터 본 대회에 들어간다. 이번 대회 기간 10만여명의 팬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225개국, 10억 가구에 30개 언어로 중계될 만큼 주목도 높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다. 1994년 출범해 올해 11회째를 맞는 프레지던츠컵은 2년에 한 번씩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세계연합팀이 벌이는 골프 대회로 미국팀과 유럽팀이 벌이는 라이더컵과 함께 세계 2대 골프 대항전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출전 선수들은 프레지던츠컵 사상 최고의 멤버라 할 만하다. 올 시즌 열린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모두 포함돼 있다.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한 스피스, 브리티시 오픈 우승자 잭 존슨(39·미국),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데이가 한 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키 파울러(27)도 미국팀 일원으로 참가한다. 파울러는 플레이만큼 화려한 필드 위의 패션으로 많은 팬을 몰고 다닌다. 프로 대회 첫 우승을 2011년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기록한 인연도 있다. 올해 잦은 부상으로 지독한 부진에 빠졌던 우즈는 출전하지 않는다.

하지만 '왼손 황제' 필 미켈슨(45)은 1994년 첫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1번 모두 출전하는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나이가 들어도 그린 주변에서 펼치는 쇼트 게임 능력은 여전히 마법의 경지에 있다. 이번 대회 세계연합팀은 호주 4명, 남아공 3명, 한국 1명, 일본 1명, 뉴질랜드 1명, 태국 1명, 인도 1명이다. 뉴질랜드 국적으로 나오는 대니 리(25)는 인천에서 처음 골프를 배웠던 교포로 한국 이름은 이진명이다. 2008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했던 대니 리는 올해 그린브라이어클래식에서 PGA 투어 첫 승을 올리며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단장 추천으로 출전하게 된 배상문(29)은 이번 대회를 마치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로 했다. 올 시즌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출전했고, 2013년과 2014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렸던 신한동해오픈을 2연패해 기대가 높다. 대나무에 클럽 헤드를 매달고 골프를 배웠던 태국 골프의 영웅 통차이 자이디는 마흔여섯 나이에 처음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일본 골프의 샛별 마쓰야마 히데키(23)와 인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대회에 출전하게 된 아니르반 라히리(28)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팀의 짐 퓨릭(45)과 세계연합팀의 루이 우스트히즌(33·남아공)은 부상으로 대회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는 나흘간 포섬(한 팀의 선수 2명이 공 1개를 번갈아 가며 치는 방식), 포볼(한 팀의 선수 2명이 각각의 공으로 플레이해 더 좋은 스코어를 반영하는 방식), 1대1로 대결하는 싱글 매치 플레이 방식으로 열린다. 이제까지 성적은 미국이 8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세 차례 출전 경험을 갖고 있는 세계연합팀의 수석 부단장 최경주는 "이번 프레지던츠컵이 한국 골프가 사회 인식과 산업 측면에서도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신기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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