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이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을 통해 학력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은 정부의 고등 직업교육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대표적인 정책으로, 지난해를 기점으로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 투자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존 백화점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산업 현장 맞춤형 교육 과정으로 전문대학을 개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과제 중 하나인 '학벌 아닌 능력 중심 사회 만들기'가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80개의 대학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으로 실무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80개 특성화전문대학의 네 가지 특성화 모형

교육부는 전문대학을 고등 직업교육 중심 기관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정책 연구와 의견 수렴, 평가를 거쳐 지난해 6월 특성화사업 대상 대학 80곳을 선정하고 발표했다. 한국연구재단이 특성화사업을 관리·운영하고, 참여 대학을 중심으로 한 자율협의체인 특성화전문대학발전협의회가 사업의 우수 사례 발굴 및 공유, NCS 교육 등을 시행한다.

전문대학 특성화 모형은 크게 네 가지〈표 참조〉다.

Ⅰ유형은 공학·자연과학·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중 하나의 계열(단일 산업 분야)의 입학 정원이 70% 이상인 대학으로 동아방송예술대 등 21개 대학이 선정됐다. Ⅱ유형은 특정 산업과 연계한 두 개 계열 입학 정원이 70% 이상인 대학으로, 80개교가 신청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결과 영진전문대를 포함한 45개교가 낙점됐다. Ⅲ 유형은 학과 또는 계열을 특화해 우수한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으로, 전주기전대 등 4개교가 뽑혔다. Ⅳ유형은 비학위·학위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미래형 고등 직업교육 기관으로 전환·개편하는 평생직업교육대학사업으로, 충청대 등 10개교가 최종 선발됐다.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의 2014년 사업비는 Ⅰ~Ⅲ 유형 2147억원, Ⅳ 유형 313억원과 관리비 10억원 등 모두 2470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사업 기간인 오는 2018년까지 5년간 총 1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NCS에 기반 둔 실무 중심 교육과정으로 개편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은 NCS에 기반을 둔 실무 중심으로 모든 교육과정을 개편해 운영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산업 현장과의 미스매치(mismatch) 해결을 위해 직무 수행 성취도가 높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데 대학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미다.

NCS는 산업 현장의 직무 수행에 요구되는 직무능력(지식·기술·태도)을 국가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산업 현장의 변화와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자 지난 2002년부터 NCS를 개발하고 있다. 2014년 말 현재 857개 모델을 만들어냈다. 2015년 5월 현재 전문대학 전체 학과의 70.6%가 NCS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2016년 1학기의 NCS 도입률은 95%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과정에 NCS가 전면 도입되면서 기업과 기관의 채용 과정도 스펙이 아닌 직무능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NCS에 기반을 둔 채용 모델이 적극 도입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3월 서울지방조달청에서 130개 공공기관과 '직무능력중심 채용 MOU 체결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공공기관은 정부가 만든 NCS에 기반을 둔 채용 모델을 도입하거나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이승복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능력 중심 사회라는 현 정부의 목표를 주도하고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 사업을 통해 지식기반 산업 및 창조경제의 핵심 전문직업인을 매년 15만명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차 평가 실시 결과 '긍정적'

이처럼 NCS에 기초한 교육과정으로 개편·운영해온 특성화전문대학 80개교의 성과에 대한 전반적 평가는 긍정적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주관으로 지난해 1차년도 사업에 대한 연차평가를 실시한 결과 취업률은 사업 시행 전과 비교해 14.3%, 교육비 환원율은 전년 대비 5.6%, NCS 교과목 개발 비율은 32.2% 각각 상승했다. 박재간 한국연구재단 전문대학팀장은 "정량적 성과를 중심으로 각 대학을 평가한 결과 유형별 대학 간 점수차가 매우 근소한 편"이라며 "특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모든 대학이 우열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의의 무한경쟁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정성적 측면의 성과도 눈에 띈다. NCS 기반의 교육 여건 개선, NCS 기반 교육과정으로의 교직원 역량 강화, NCS 수행 준거 중심의 강의계획서와 평가계획서 활용, 학생 중심의 교수 학습법 개발, 산업계 인사의 다양한 참여 확대, 직무와 연계한 현장 실습 활성화 등을 통한 실무 중심의 완전학습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과정 및 질(質) 관리에 대한 평가도 진행됐다. 대학들은 학칙 등 제도 개선을 통한 구조개혁을 단행했고, 지식 중심의 평가에서 학습자의 능력 중심의 다양한 평가체제로 전면 개편 중이다. 학과와 대학의 지속적인 교육 품질 관리 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부설 고등직업교육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15년도 학력별 취업 여건 현황에 따르면 전문대학의 취업률은 2010년 55.6%에서 2014년 61.4%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시기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4년제 일반대학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특히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취업률은 사업 시작 전 52%이었던 것이 1차년도 사업이 끝났을 때 67%를 기록했다. 특성화전문대학발전협의회 관계자는 “취업률 상승 기조를 잘 유지해 오는 2017년까지 80%를 달성한다면 정부의 ‘희망의 국민복지시대와 능력중심사회’라는 목표 실현을 특성화전문대학이 앞장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대학이 NCS 기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동시에 산업체와의 윈윈(WIN-WIN) 모델을 구축해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선순환구조 체계를 조성한 결과, 최근 취업을 위해 전문대학에 진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유턴(U-turn) 입학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3년 만에 25%(277명)가 늘어났다. 대부분 취업률이 높은 간호학과나 유아교육과 등에 지원했다.

최창익 교육부 전문대학정책과장은 “특성화전문대학육성사업은 능력중심사회 구현과 이를 통한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중요한 사업 중 하나”라며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