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3일(현지 시각) 오후 워싱턴 DC의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스페인 선교사 후니페로 세라(1713~1784)를 성인(聖人)으로 선포할 예정이다. 미국 땅에서의 시성(諡聖·가톨릭 성직자를 성인 반열에 올리는 일)은 처음 있는 일이다.

세라 신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가톨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태어나 15세 때부터 사제 생활을 시작한 그는 1769년 스페인이 당시 원주민들만 살던 지금의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식민통치를 시작하자, 원주민 선교를 위해 그곳으로 향했다. 10여 년간 선교원 9곳을 세우고 원주민 수천 명을 개종시켜 가톨릭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1988년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그를 성인 전 단계인 '복자(福者)'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외신에 따르면 이번 시성을 앞두고 미국 원주민 후손들이 교황에게 "세라 신부는 잔혹한 정책으로 원주민을 강제 개종시킨 장본인"이라며 반대 서신을 보내고,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민들을 강제로 마을에 정착시킨 뒤 음식과 의복을 주며 교리를 교육했으며 적응하지 못한 원주민 상당수가 숨지기도 했다는 역사학자들의 비판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