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 사업을 통한 공공정보 개방 결과 한국은 2015년 'OECD 공공데이터 개방 지수 평가'에서 조사 대상 30개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2위)·영국(3위)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데이터 포털'(data. go. kr)에 공개된 780개 공공기관의 데이터 수는 총 1만2000여건에 달한다. 이 정보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정부를 넘어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창출되고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등 공공정보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어 창업에 성공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데이트 코스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데이트앱 '서울데이트팝'은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모바일 앱 시장을 개척한 대표적 사례다. 서울시내 숨은 놀거리와 이색적인 체험시설을 지역별·미션별 데이트 코스로 묶어 소개하는 이 앱은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가 80만건을 넘어섰다. 대학생 여성 창업가 신동해(24)씨가 대표를 맡은 개발업체 텐핑거스는 2013년 열린 행정자치부 주관 '제1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투자금 4억원을 유치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
서울데이트팝에 담긴 데이트 코스는 1000여개에 달한다. 데이트 장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국관광공사에서 제공하는 관광명소 공공데이터인 '투어 API 3.0'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텐핑거스 직원들은 이 공공데이터를 '연애 스토리'로 엮어 다양한 데이트 코스를 만들어냈다. 각 코스의 특성에 맞는 캐릭터 디자인을 등장시켜 마치 웹툰(온라인 만화)을 보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다른 데이트앱과 차별화했다.
공공데이터 '투어 API 3.0'은 스마트폰 사진을 실물 사진 엽서로 만들어주는 모바일앱 '샘포스트'의 개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과 메시지를 전송하면 사진 엽서로 제작해 원하는 곳으로 우편을 발송해주는 이 서비스는 군인 아들·친구를 둔 이들이 손쉽게 군부대로 엽서를 보내는 용도로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단순히 엽서를 발송하는 기능만 있었지만, 한국관광공사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관광지 정보와 사진을 제공하는 기능을 추가하면서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샘포스트 이승희 대표는 "신혼여행 당시 유럽 곳곳의 관광지에 들를 때마다 사진 엽서를 사는 아내를 보며 관광정보와 엽서를 결합한 창업 아이템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공데이터를 독자적인 공간정보데이터 개발 기술로 정제·가공시켜 기업들에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 업체도 등장했다. 에스앤비소프트가 작년 12월 출시한 '한국지도 중국어 서비스 API'는 중국어로 된 관광 콘텐츠를 지도 위에 표시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중국인 대상 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많은 모바일앱이 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다.
에스앤비소프트가 기술에 활용한 공공데이터는 서울시의 '도로명주소 외국어 통합본', 철도공사의 '다국어 역사명 DB', 관광공사의 '관광용어 외국어 용례사전' 등 무려 6만6000여건에 이른다. 배상민 에스앤비소프트 대표는 "서로 다른 종류의 공공데이터를 특정한 목적에 맞게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