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옷 못 입는 정치인’들 보니...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빨간색으로 도배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빨간색이 혁명을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그의 빨간 색깔 맞춤 의상은 “보는 이들의 눈을 혹사시킨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42년간 장기 독재를 했던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최고 지도자의 패션 역시 ‘너무 과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종종 온통 황금색으로 치장하거나 ‘라이온 킹’에 나올 법한 무지개색 실크 의상을 입고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타임지는 “‘황제’ 카다피는 그의 정신 세계를 짐작케 하는 ‘미친 옷’을 갖고 있다”고 비꼬았다.
반면 옷차림이 너무 촌스러워 도마에 오른 정치인들도 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전 이란 대통령은 여러 언론이 ‘테헤란 시장에서 샀을 법하다’고 한 30달러짜리 중국산 재킷과 후줄근한 면 티셔츠 때문에 워스트 드레서로 꼽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문 역할을 한 데이비드 액셀로드 전 백악관 선임 고문은 투박한 녹색 스웨터 안에 빨간색 터틀넥을 겹쳐 입어 2013년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선정한 ‘옷 못 입는 미국 정치인 13인’에 들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빨간색 하트 무늬가 현란하게 찍힌 셔츠 위에 옅은 핑크 재킷을 받쳐 입는 등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패션 감각 때문에 CNN에 소개됐다. 일본계 패션 디자이너 돈 고니시는 CNN에서 총리가 입은 빨주노초파남보 체크 무늬 셔츠를 가리키며 “패션 역사의 범죄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피노체트 전 칠레 대통령은 이와 비교하면 무난하지만, 군복 위에 긴 망토를 늘어뜨리는 옷차림 때문에 “멋을 낸 드라큘라 같다”는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옷 못 입는 여성 정치인’에 자주 오르는 인물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메르켈의 스타일을 ‘철 지난 옷’”이라고 평했고,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 속에서 메르켈의 바지가 땅에 질질 끌리는 것을 본 칼 라거펠트 샤넬 수석 디자이너는 “적어도 신체 비례에는 맞게 옷을 입어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미국의 바버라 미쿨스키 상원의원(민주당)은 어깨에 심을 과하게 넣는 재킷을 즐겨 입는데, 이 때문에 비즈니스 인사이더로부터 “십여 년간 미국의 어깨 심 산업을 지탱해 주고 있다”고 조롱 받았다. 지금은 패션 감각이 나아졌지만, 과거 힐러리는 공작새를 연상시키는 현란한 옷 때문에 US위클리에 ‘최악의 옷차림’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다뤄지기도 했다.
한편 ‘테러 국가의 패션 테러리스트’라 불리는 북한 김정일·김정은 부자(父子)는 옷 못 입는 지도자 단골 후보로도 대(代)를 이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자주 거론됐는데, 옷을 ‘입어서’가 아니라, 웃통을 너무 자주 ‘벗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