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 출신 최교일 변호사가 작년에 검찰이 수사하는 사건 7건을 수임(受任)하고도 검찰에 변호사 선임계를 내지 않아 법조윤리협의회에 적발됐다. 변호사법에 변호사 선임계를 의무화한 것은 변호 활동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법원장·검사장 등 고위직 출신 일부 변호사는 선임계를 내지 않은 채 후배 법관이나 검사에게 전화를 걸거나 이들을 비공식적으로 만나 사건 청탁을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몰래 전관예우를 받으려는 것이다. 탈세도 할 수 있다.

최 변호사는 "검찰에 전화를 걸거나 변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여직원이 선임계를 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했지만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 최 변호사는 법무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검찰의 대표적 지도층 출신이다. 그런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는 것은 검찰이 이런 관행에 얼마나 젖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선임계를 내지 않아도 수백만원 과태료를 내면 그만이다. 최 변호사는 7건 중 수임료 지급이 확인된 3건만 해도 1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수백만원 과태료를 무서워할 리 없다. 더 큰 문제는 '몰래 변호'를 적발할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최 변호사도 사건 수임 내역을 협의회에 제출하면서 선임계를 내지 않은 것을 포함시키는 바람에 적발된 것이다. 현직 법관이나 검사가 선임계 없이 전화나 비공식 접촉을 시도하는 변호사에 대해선 변협에 신고하게 하고 어길 경우에 처벌토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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