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빈 상점에서 금품을 훔쳐 CCTV가 없는 한강변 자전거도로로 도주해온 30대 남성이 한 새내기 여형사의 끈질긴 추적에 결국 붙잡혔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7월부터 이달 초까지 영등포, 용산, 서초 등지의 빈 상점에 침입해 18차례에 걸쳐 총 257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전모(32)씨를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장소를 오갈 때 항상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도로와 달리 자전거 전용도로에는 CCTV가 많지 않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은 지난 1일 오전 4시쯤 전씨가 동작구 흑석동의 한 식당에서 현금 30만원을 훔치고 자전거를 타고 노량진 쪽으로 달아나는 모습을 식당 주변에 주차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포착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의 CCTV 100여 개를 뒤져 전씨가 한강대교 남단 나들목을 통해 다리 위로 이동한 것까지는 확인했으나 이후의 행적은 묘연했다. 한강대교 위에는 CCTV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동대에서 순경으로 근무하다 승진과 함께 지난 7월 동작경찰서 강력팀에 배치된 정지윤(여·32) 경장은 경찰 입문 후 첫 사건으로 전씨 사건을 맡았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범인의 행동패턴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최근 자비 75만원을 들여 125㏄ 오토바이를 샀다. 정 경장은 오토바이를 타고 한강대교 인근을 수색하다 다리 위에서 한강시민공원 쪽으로 향하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며칠간 공원을 샅샅이 뒤졌다. '나 홀로 수색'에 나선 지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정 경장은 공원 한쪽에서 용의자와 비슷한 인상착의의 전씨를 발견해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