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난민 수용 정책과 달리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반(反)난민 정서가 거세다. 폴란드 등 주요국 국민이 "난민들의 값싼 노동력이 일자리를 뺏어갈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주요국이야말로 난민 유]입이 경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난민들이 동유럽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 주요 요인인 고령화와 숙련 기술자 유출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컨설팅회사 맨파워그룹에 따르면 폴란드 기업 중 40%, 헝가리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인력 부족을 겪는 기업의 비율도 각각 18%, 28%에 달한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정보통신(IT)업계가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급여 수준이 1.5배 이상 높은 서유럽이나 북미로 숙련 기술자들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폴란드는 지난해의 경우 IT 종사자 5만명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은행(World Bank)의 이코노미스트 마르친 피오트코프스키는 "폴란드가 외국인 인력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이상, 서유럽을 따라잡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간 100만대를 생산하는 유럽의 자동차 생산기지 슬로바키아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재규어 랜드로버가 2018년까지 유럽 대륙의 첫 공장을 슬로바키아에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역 협력업체들의 80%가 이미 숙련 노동자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동유럽 국가들이 사회 통합을 이유로 시리아 등의 난민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크라이나 등 인접국에서만 노동력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중동 난민 중 최대 규모인 시리아인들은 상대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고, 특히 의사들은 소련 시절에 훈련받은 덕에 러시아어에도 능통한 우수한 인력"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