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시 본오동과 부곡동에서 14년을 살다가 최근 서울로 이사한 조정태씨(29, 가명)는 ‘안산’ 하면 ‘외국인 범죄’부터 떠올리는 친구들이 야속하다. 반월 시화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거주자가 많이 사는 원곡동을 종종 방문하긴 하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조씨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공장이 안 돌아간다는데 언제까지 외국인을 향해 손가락질만 할 건지 모르겠다”고 한숨 쉬었다.

안산 ‘국경 없는 마을’ 안 가게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선을 사고 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 숫자는 증가 추세다. 법무에 따르면 2010년 126만명이던 체류 외국인은 2012년 144만명, 2013년 157만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은 17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5%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거주 비율이 5%를 넘는 도시는 안산, 시흥, 포천 등 전국 12곳이다. 안산시와 시흥시는 외국인 비율이 11.8%, 11.5%로 주민 10명 중 1명 이상이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 거주자 비율이 특히 높은 안산 원곡동은 ‘다문화 거리’로 지정됐다. 외국인과 이웃의 합성어인 ‘포린후드’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로 한국인과 외국인이 한데 어울려 사는 주거문화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 거주자를 ‘이웃’이라기보다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시선도 여전하다.

이에 안산을 지역구로 둔 부좌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외국인 거주자 밀집 지역에 개별 맞춤이 되는 정책을 지원하도록 하는 ‘외국인 이주민 밀집지역 지원 특별법안’을 지난 15일 대표발의했다. 외국인 밀집 지역 기준은 시행령으로 정하며, 대략 외국인 거주자 비율이 5~10%가 넘는 지역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법안은 ▲이주민 현황과 지원 수요를 파악하는 실태 조사를 매년 실시 ▲이주민에 대한 언어 통역과 법률 상담을 담당하는 이주민지원센터 지정 ▲이주민 지원 업무를 담당할 공무원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 등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을 낸 부 의원은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다문화가족지원법 등 외국인 거주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있긴 다문화사회를 구현하는 데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외국인 이주자가 문화와 질서의식에서 차이를 보이는 만큼 특별법안이 통과돼 이주민이 밀집해있는 지역에 맞는 지역별 정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