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나라 한국과 어머니의 나라 일본, 두 나라가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친구가 되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17일 서울대 박물관에서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조선 도공(陶工) 400년의 명맥'을 주제로 특강이 열렸다. 연사로 15대 심수관(56·본명 심일휘·사진)이 나섰다. 16세기 말 정유재란 때 규슈의 가고시마(鹿兒島)로 끌려간 도공 심당길(沈當吉)의 14대손이다. 1598년 전북 남원에 살던 심당길은 왜군에 잡혀가 공방을 열었고, 그 후손은 400년이 넘도록 한국 성(姓)을 쓰며 도자기를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11대손 심수관(1835~1906)은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도자기를 출품해 명성을 얻었고, 그 뒤 자손들은 그 전통을 잇는 의미로 본명 대신 '심수관'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심씨는 "나의 선조는 납치라는 불행을 겪으며 가족과 헤어지고 인생이 파괴됐지만 '한(恨)'으로 살아온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슬픔 속에서도 400년 넘게 일본인의 애정을 받으며 살아온 우리 가문은 양국이 진정한 친구가 되길 소망한다"고 했다.
서울대 박물관은 오늘(18일)부터 11월 중순까지 심수관 가문에서 전해온 도자기 60여 점을 전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