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의 내분 사태에 이어 여당에서도 계파 갈등이 불붙을 조짐이다. 친박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여권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무성 당 대표를 향해 "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 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며 "문재인·안철수·박원순 등 야권 후보 지지율을 합치면 김 대표보다 훨씬 높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 중 차기 대선에 도전할 사람이 있다"며 '친박 독자 후보론'을 폈다.
윤 의원의 발언은 일반론을 이야기했다고도 볼 수 있다. 친박 측이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 후보를 내지 않고 김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국정감사가 한창 진행 중이고 노동 개혁 입법 등으로 당정(黨政)이 혼연일체가 되어도 부족한 마당에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무엇이냐는 점이다. 더욱이 윤 의원은 청와대 정무특보를 겸하고 있어 그의 발언은 곧바로 '대통령의 뜻'처럼 비칠 소지가 적지 않다.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김 대표 사위의 마약 복용 전력이 드러난 것에도 배후가 있다는 '기획 폭로설'까지 떠돌고 있고 김 대표 측은 한때 공개 반박 성명을 준비했을 만큼 격앙된 분위기라고 한다.
17일에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여당 지도부 회의에서 김 대표가 밀어붙이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를 문제 삼았다. 오픈 프라이머리는 여야가 동시에 실시해야만 가능한데 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서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오픈 프라이머리를 관철하겠다'고 한 것을 포함해 이 문제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국정감사 이후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이 전날 오픈 프라이머리 불가론을 주장한 데 이어 서 최고위원까지 '김 대표 책임론'을 거론하고 나선 모양새다. 그러나 김 대표 측은 "오픈 프라이머리는 당론으로 채택된 사안"이라며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최근 여야에서 각각 벌어지고 있는 계파 갈등은 겉으론 혁신 또는 개혁안을 둘러싼 논란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본질은 총선 지분(持分) 다툼에 가깝다. 국민이 가장 꼴불견으로 여기는 게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이다. 이미 야당 내분 구경만으로도 신물이 날 지경이다. 이런 마당에 여당마저 계파 갈등으로 노동 개혁을 비롯한 주요 개혁 과제에 차질을 가져온다면 국민적 분노를 부를 수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도 얼마 전 대구를 방문하면서 자신에게 맞섰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대구 의원 12명 전원을 부르지 않아 숱한 억측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대통령의 대구 방문 이후 친박 측의 도발적 발언이 이어졌다. 대통령과 친박 측이 이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최대 국정 현안인 노동 개혁 입법은 여당 전체가 힘을 합쳐도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참에 별 기능 없이 논란만 키워온 청와대 정무특보 자리를 없애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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