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초능력자 유리겔라가 1976년 우간다 엔테베 공항 납치 유대인 구출작전과 1981년 이라크 핵시설을 폭격한 모사드의 바빌론 작전에 관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유리겔라는 모사드와 CIA의 비밀 첩보원이었다는 것이다. 모사드와 CIA는 허접한 조직이 아니다. 이런 첩보기관에서 국가의 중차대한 작전에 유리겔라를 투입한 것이 사실이라면 유리겔라가 완전히 사기꾼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초능력이 있기는 있다. 1984년에 그가 한국에 와서 보여준 숟가락 굽히기 능력은 당시 대학생이었던 필자를 비롯해 여러 사람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초능력을 너무 과시하거나 남용하면 초능력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이 세계의 법칙이다. 남용이라 하면 사리사욕을 위해 이 능력을 사용하는 경우다. 품위 유지하는 정도에서 그쳐야지 초능력을 사용해 지나치게 많은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면 천벌(天罰)을 받는다. 여러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의 태도를 유지하면 오래간다. 유리겔라가 병들거나 망조가 들지 않고 아직까지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일정 부분 사회봉사를 했다는 증거다.

한편 초능력자보다 더 강력한 염파를 지닌 사람이 앞에 버티고 있으면 발휘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긴장 때문이다. '초능력자 사냥꾼' 제임스 랜디와 유리겔라가 맞붙은 적이 있었는데, 이때 랜디에게 유리겔라가 완패를 당한 것도 랜디의 염력(念力)이 더 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엔테베 작전과 핵시설 폭격 작전에서 유리겔라가 제공한 초능력은 어떤 것이었을까? 장풍(掌風)이나 축지(縮地)는 물론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작전 현장의 내부 상황을 미리 들여다보는 능력이었거나, 인질범들의 심리상태를 순간적으로 헷갈리게 만드는 술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국가 위기 시 발휘한 초능력의 사례를 찾아보면 신라 명랑(明朗) 법사가 있다. 670년 경주 앞바다에서 공격해 오던 당나라 함대를 밀교의 문두루비법(文豆婁秘法)으로 수장(水葬)시켰다. 제단 위에 만다라를 그려놓고 주문을 외우는 방법이었다. 공익은 오래가지만 사익을 위한 초능력은 문제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