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증시를 강타했던 중국의 경기둔화는 미국 중앙은행의 9월 금리인상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는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 보도했다.
중국 경기가 침체되면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리더십 경쟁에서 미국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은 분석했다. 중국의 국가 주도 경제 발전 모델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이 주장해온 기업 혁신과 최소한의 정부를 기반한 경제 발전 모델은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 권력의 균형추는 경제 회복을 보이고 있는 미국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미국은 G20(주요 20개국가) 정상회의에서도 중국보다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대기업들은 또한 투자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중국의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 미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중국의 고급 인력도 자국으로 돌아가기보다 미국 기업에 남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에는 많은 국가들의 이익이 걸려있다. 중국을 최대 교역대상국으로 둔 나라가 140여개국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주변 아시아 국가들과 원자재를 생산하는 남미, 아프리카 등이 특히 큰 영향을 받는다. 중국의 소비재 수요가 줄어들면 자동차나 전자기기의 생산에 쓰이는 구리, 석유, 철강 등의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소비 감소와 크게 연관이 없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미국 GDP의 1% 밖에 되지 않으며 중국의 대미국 직접투자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외국인직접투자(FDI)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포인트 떨어질때마다 전세계의 GDP도 0.5%포인트 하락한다고 추정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지도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미국의 GDP 성장률은 1% 포인트가량 둔화되는데 머물 것”이라며 “그 정도는 침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제 개혁도 미국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의 제조업이 수출 감소로 성장 둔화를 겪으면서 중국이 서비스 산업 위주의 경제를 육성하면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엔터테인먼트 회사 등이 중국에서의 사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이 취약한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가운데 미국의 보험 회사들과, 은행들, 보건 의료 및 인터넷 기업 등이 중국에서 더 많은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의 서비스산업 육성은 철강과 타이어 등의 전통적인 산업 비중을 낮춰 중국의 과잉 생산으로 인한 전세계의 무역 마찰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WSJ는 내다봤다.
중국이 개혁을 하지 않고 기존의 산업을 유지해 수출을 다시 활성화 한다고 해도 미국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WSJ는 분석했다. 이미 전세계 1위 수출 국가인 중국이 더이상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고든 한슨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