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호에 탔다가 6일 오전 구조된 이모씨가 제주 한라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5일 오후 7시 25분 제주도 추자도 신양항을 출발해 인근 바다에서 전복된 돌고래호에 탔다가 구조된 이모(49)씨는 "출항 당시 나를 포함해 일부 승객이 기상이 좋지 않으니 가지 말자고 했는데 선장이 출항했다"고 말했다.

6일 오전 6시 25분쯤 추자도 섬생이섬 남쪽 앞바다를 지나던 어선에 구조된 이씨는 이날 제주 한라병원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출항 당시 비가 많이 오고 파도도 심했다. 배가 출발한 지 수십 분이 지나지 않아 '쾅' 소리가 나면서 사고가 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5일 오후 7시 25분쯤 비도 많이 오고 파도가 심한데 선장이 '이제 가야 할 시간'이라며 출항하려 해 나를 포함해 몇 명이 '이러다 큰일 나는 것 아니냐'고 여러 번 말했다"며 "그런데도 선장이 '꼭 가야 한다'면서 '선체 내에 GPS가 설치돼 있어 사고가 나도 해경이 금방 구조하러 온다'고 안심시켰다"고 했다. 그는 "선장도 사고 직후 당황했는지 '해경이 왜 이렇게 안 오냐'며 수십 번 소리 질렀다"며 "선체 내 GPS가 제대로 작동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해경은 선장이 기상악화에도 무리하게 출항을 강행했는지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승객이 출항을 재촉했다"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가 말한 GPS는 어선에 설치된 '위치발신장치(V-PASS)'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주 해양경비안전본부(약칭 '해경')에 따르면, 돌고래호는 5일 오후 7시 38분 추자도 예초리 북동쪽 500m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혔다. 해경 관계자는 "V-PASS 상 수백 척의 어선이 바다에 떠다니기 때문에 조난 신고를 하기 전에는 해경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여부를 알아채기 어렵다"고 했다. 이씨는 사고 후 10시간 이상 뒤집힌 돌고래호에 매달려 있다가 승객 김모(47), 박모(38)씨 등과 함께 어선에 구조됐다. 그는 "배가 뒤집힌 직후 나와 선장을 포함해 7명이 배 위로 올라갔는데 배 단면적이 좁아 배 위에는 한 명씩 번갈아 올라가고 나머지는 배 측면에 붙어 있는 밧줄을 잡고 버텼다"며 "하지만 선장 등 4명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밧줄을 놓쳐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고 했다.

이씨는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해경'이란 글씨가 적힌 배가 근처에 와서 우리가 소리도 지르고 손도 휘저었지만, 불만 비춰보고는 그냥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경 관계자는 "사고 이후 돌고래호의 항로 방향을 따라 수색했지만 (민간 어선이 구조한) 그 지점은 수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구명조끼는 빗물에 젖어 있어서 (상당수) 사람들이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TV조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