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만의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꼽히는 것이 판례 중심의 토론식 수업이다. 법학 교과서 대신 법원 판례를 교재 삼아 교수와 학생이 서로 묻고 대답하는 방식이다. 하버드 로스쿨이 개발했다. 그전까지 미국 로스쿨의 수업 방식은 교수가 법학 교과서로 강의하면 학생들이 노트에 받아 적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로스쿨에 안 가고 독학으로 변호사 시험을 준비해도 됐다.

▶이 탓에 로스쿨 등록생이 급감하자 학생들을 붙잡으려고 머리를 짜낸 게 판례 중심 토론식 수업이었다. 다른 대학들은 한동안 강의식 수업을 고집했다. 그러나 하버드 방식이 뛰어난 성과를 내면서 효용성을 인정받게 되자 오늘날 모든 미국 로스쿨이 따라 하게 됐다. 우리가 2010년 로스쿨을 도입하면서 모델로 삼은 게 미국 로스쿨이다. 사법시험은 2017년 폐지하기로 했다.

▶우리 로스쿨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판례 중심 토론보다는 교과서 위주 강의식 수업이 대부분이다. 미국 로스쿨은 1960년대에 학생들이 변호사 자격을 가진 교수와 함께 실제 사건을 맡아 소송 활동을 하며 실무를 익히는 방식도 도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우리 로스쿨에선 꿈 같은 이야기다. 로스쿨은 등록금만 3년간 3000만~6000만원이다. 있는 집 자식만 다닐 수 있다 해 '돈 스쿨'이라고도 한다. 학생들이 변호사 시험 과목에만 매달려 '변호사 시험 학원'으로 전락했다고도 한다.

▶로스쿨이 이런저런 허점을 보이자 결국 사법시험 존치(存置) 논란이 번지고 말았다. 대한변협과 일반 법대 교수 모임인 대한법학교수회가 앞장서서 사시를 통해 변호사를 뽑자고 하고 있다. 이들은 "로스쿨은 특권층에 유리하다"며 "사시야말로 가난한 사람이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가장 공정한 사다리"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전국 25개 법과전문대학원 원장단은 "등록금의 40%를 장학금으로 써 그간 사회 취약 계층 315명이 혜택을 봤다"며 "사시 존치는 고시 낭인(浪人)을 양산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사시를 없애려면 로스쿨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로스쿨 수업 방식도 바꿔 3년 학업을 마치면 변호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어느 정도 받아들일 만하다. 하지만 국민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변호사는 멀고도 먼 곳에 있는 존재이다. 변호사들 머리와 인맥(人脈)을 빌리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을 떨치기도 어렵다. 로스쿨이 좋은가, 사법시험이 좋은가 하는 논란은 자기들끼리의 밥그릇 싸움으로 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