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경찰)이 불법 주식거래 혐의로 조사 하고 있는 대상 가운데 중국 유명 경제잡지 ‘차이징(財經)’ 기자가 포함되면서 15년전 주가조작 폭로로 영향력을 높인 차이징의 위상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차이징의 왕샤오루 기자가 증권 및 선물거래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중국언론들이 전했다.
차이징은 지난 2000년 10월 ‘기금 흑막’이라는 폭로기사를 내면서 당시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10개 자산운용사는 곧바로 반박성명을 냈지만 이후 증권당국에 의해 사실로 드러나면서 차이징의 명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이 기사는 당시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던 저우샤오촨(周小川,현 인민은행장)이 증시 감독에 대한 언론의 건전한 역할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2001년 1월 저명 경제학자 우징롄(吳敬璉)이 “중국 증시는 권력층을 배후에 낀 ‘큰손’과 기관투자가가 짜고 연출하는 도박판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하면서 중국 증시는 얼어붙게 된다. 급등세를 보이던 증시에 찬물을 끼얹은 차이징의 보도와 저명경제학자의 발언에 리이닝(勵以寧) 등 다른 저명 학자들이 과장된 것이라며 반박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도박장論이 불거진 이후 2005년까지 4년간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
1998년 창간한 차이징은 주가조작 폭로 뿐 아니라 분식회계 등 과감한 폭로성 기사로 영향력을 키워왔다. 언론에 나서길 꺼리는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과의 인터뷰도 수시로 실을 정도다. 학술지 수준의 깊이있는 기사로 지식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주가조작 조사에 차이징 기자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동안 쌓아 올린 명성에 흠이 가게됐다. 차이징은 최근 ′증권당국이 증시안정 기금 퇴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고,이 내용이 증시 급락의 직접적인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해당 기사의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해명했었다.
증시는 차이징의 명성을 높이는 보도 대상이기도 했지만 차이징의 발목을 잡는 덫이기도 한 것이다. 차이징 기자의 불법 주식거래 연루 사건은 언론의 영향력 확대가 도덕적 해이를 막는 장치를 강화하는 노력과 병행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