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은 우리 군이 지뢰 도발을 계기로 11년 만에 재개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모독으로 여길 만큼 김정은 정권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어떻게 방송될까?

24일 군에 따르면 현재 우리 군은 전방 지역 11곳에서 대북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군은 정부가 제작한 대북 라디오방송 ‘자유의 소리’를 한 개 시설당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방송 시간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각각의 시설이 무작위로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방송해 북한군이 예측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통상 시설당 하루 3번에 걸쳐 3~4시간 동안 불규칙적으로 방송한다.

군은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의 하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지만 가요 등을 틀어주는 FM 방송만 내보냈을 뿐 직접 심리전을 수행하는 확성기 방송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이후 본격적인 직접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다. 방송은 뉴스를 기본으로 날씨 정보와 음악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 크게 4부분으로 구성된다.

북한의 인권문제와 북산사회의 실상, 김정은 정권의 정책 실패도 자세한 뉴스로 보도된다.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만 세 번을 방문했다" "김정은은 3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외국 방문을 못했다"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물론 김정은은 직책을 생략한 채 이름만 부른다.

국내 및 지구촌, 스포츠 소식도 전달된다.

남한에서 유행하는 대중가요도 들어가 있다. 현재 우리 군이 틀고 있는 노래는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뱅', 노사연의 '만남'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다는 젊은 군인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통해 먼저 정서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자는 목적이다.

날씨정보도 중요한 콘텐츠다. 정확한 일기예보를 통해 방송을 듣는 북한 군인과 주민에게 방송에 대한 신뢰감을 쌓게 해 다른 방송 내용에도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탈북자 사이에서는 과거 북한의 전방지역 군인과 주민들이 대북 심리전 방송의 일기예보를 듣고 빨래를 걷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