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사는 회사원 조모(여·34)씨는 올해 광복절 연휴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정부가 국민 사기 진작과 내수 활성화를 이유로 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해 관공서와 공공기관, 일부 기업 등이 사흘 연휴에 들어가지만, 14일에 출근해야 하는 조씨는 아이를 맡길 데가 마땅치 않아 "연휴가 하나도 안 반갑다"고 했다.
임시 공휴일인 14일 대다수 어린이집이 쉬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출근하는 일부 맞벌이 부부는 13일 아이 맡길 곳을 찾지 못해 발을 굴렀다. 사기업은 공공기관과 달리 사업자 재량에 따라 휴무를 결정하다 보니 14일에도 일하는 회사에 다니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 맡길 곳을 찾느라 허덕였다. 취업 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0일 자사 회원 59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중소기업 근로자의 61%, 중견기업 근로자의 40%가 14일에 근무한다고 답했다. 한국노총이 지난 11일 발표한 조사에선 조합원의 34.4%가 14일에도 일한다고 답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 5일 "14일에 어린이집이 쉴 경우 학부모와 아동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며 "어린이집이 보육인원 수요 조사를 해 당번 교사를 배치하도록 하고 보육료는 국가에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씨는 "어린이집이 14일에 아이 보낸다니까 그날 오는 아이가 우리 애밖에 없다고 하는 게 영 눈치가 보여 결국 지방에 있는 친정 부모님께 맡겨야 할 판"이라고 했다.
더구나 일부 어린이집은 복지부의 지침에도 부모들에게 가급적 아이를 맡기지 말아 달라는 식이었다. 회사원 강모(33)씨는 "어린이집에서 보낸 가정통신문에 '될 수 있으면 14일에는 아이를 집에서 돌봐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며 "결국 애 보내지 말라는 얘기 아니냐"고 했다. 젊은 워킹맘들이 찾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 원장이 '선생님들도 쉬셔야 해서 14일에는 저만 나올 텐데 아이가 저랑 같이 있고 싶어할까요?'라고 하더라"는 글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