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돈 밀러(Miller·1920~1996)는 서울올림픽 개최에 큰 기여를 한 공로자다. 1988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 현장 조사에 참여한 그는 서울에 우호적인 평가보고서를 작성해 일본 나고야를 제치고 IOC 위원들의 압도적 서울 지지를 이끌어냈다.
1981년 3월 28일 IOC 조사단으로 미국 올림픽위원회(NOC) 사무총장 돈 밀러와 영국 NOC 사무총장 리처드 파머가 내한했다. 밀러는 6·25전쟁 직후인 1954년부터 주한미군에 배속돼 2년간 근무했던 친한(親韓) 인사였다. 그는 25년 만에 다시 찾은 서울의 발전상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IOC로 돌아간 그는 서울을 개최지로 결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은 대도시로서 편의 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잘돼 있는 반면 나고야는 비교적 작은 도시로 정비는 잘돼 있으나 시골 풍경이 많다. 서울은 대부분 경기장이 건설 중이나 나고야는 제반 시설이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결국 1981년 9월 30일 IOC 총회에서 서울은 52표를 얻으며 27표에 그친 나고야를 눌렀다.
문화 분야에서도 숨은 외국인 공로자가 많다. 'KSL 네트워크'는 2010년 독일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된 한류 관련 단체다. 아시아나 영미권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K팝 변방에 머물렀던 독일에 한류의 저변을 확대했다. 영국 민속학자 존 레비는 1960년대 한국 민속음악 자료를 모으고 전통음악을 녹음해 에든버러대학에 컬렉션을 만들었다. 로버트 램지는 미국 대학에 한국어를 보급하며 한글의 우수성을 전파했다. 제임스 게일은 구운몽·춘향전 등 고전 작품을 영어로 최초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