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고고학

미셸 푸코 지음ㅣ허경 옮김ㅣ인간사랑 | 328쪽ㅣ2만원

프랑스 사상가 미셸 푸코(1926~1984)가 1960~70년대에 펼친 문학 강의록을 모은 책이다. 프랑스의 푸코 연구자들이 2년 전 묶은 책이다. 프랑스 정부 지원을 받아 우리말로 번역됐다. 푸코는 서양 지성사의 사회·문화적 체계를 고고학자처럼 들추어낸 사상가였다. 그는 비슷한 방법으로 18세기 말 이후 형성된 근대문학의 특징을 파고들었다. 그는 '근대문학은 위반의 언어이자, 죽을 수밖에 없는, 되풀이하는 언어'라고 규정했다. 끊임없이 문학을 파괴하는 전위(前衛) 정신을 문학의 근대성으로 떠받든 것.

푸코는 근대문학을 '위반과 죽음'으로 양분했다. 적나라한 성(性) 묘사로 유명한 사드의 문학이 위반의 글쓰기를 대표했다. 동시에 낭만주의 작가 샤토브리앙이 죽음 너머의 영원한 세계를 동경한 문학을 대표했다. 푸코는 그리스 신화와 비극에 빗대 위반의 주체를 오이디푸스, 죽음의 주체를 오르페우스라고 각각 불렀다. 사드는 근친상간을 저지른 오이디푸스를, 샤토브리앙은 덧없이 저승을 헤맨 오르페우스를 되풀이한 셈이다.

푸코는 근대 이전 문학은 '말 없는 원초적 언어를 복원하는 것'이었다고 풀이했다. 신(神)과 자연, 진리의 말씀이 담긴 책 한 권을 재현해야 했다. 수사학은 그런 책의 언어를 복원하기 위해 필요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 인간은 그 '말씀' 경청하기를 그쳤다. '이제 문학이 무엇을 말할 때마다, 문학과 문학 언어는 무엇인가를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