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적발돼 사직한 청와대 전 행정관이 6개월 만에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한 골프장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골프 관련 비위로 물러난 공직자를 골프장 간부로 '낙하산' 인사를 했다는 논란이 예상된다.

5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열린 아시아드CC 주주총회에서 부산시가 추천한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전 행정관 이모(41)씨가 상임이사에 임명됐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아시아드CC는 지분 48%를 보유한 부산시가 사장과 상임이사 등 주요 임원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한다. 상임이사는 사장 다음의 고위직으로 연봉이 1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보좌관을 지낸 서 시장의 측근이다.

이씨는 민간업체 간부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사실이 청와대 내부 감찰에서 적발돼 지난 2월 사표를 제출했다. 당시 청와대는 이씨가 업체 간부로부터 골프 비용 외에 다른 금품이나 청탁을 받진 않았으나 공직 기강 확립 차원에서 대기발령 조치했다가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이씨는 현 정부 출범 직후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했다.

아시아드CC는 감사원과 시의회 등에서 여러 차례 방만한 경영을 지적받아 전문 경영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3월 감사원은 "12년 연속 완전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경영 부실이 심각하다. 지분 매각을 검토하라"고 권고했고, 지난 6월 부산시의회 공기업특위에선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검찰이 아시아드CC를 압수수색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 시장 측은 "나름대로 확인한 결과 이씨가 골프를 친 것은 맞지만 정당한 민정 활동이었지 접대를 받은 게 아니었다"며 "청와대 행정관직을 그만둔 것도 문책이나 징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당시 자신에 대한 '음해성 투서로 민정비서실 전체가 오해받을 수도 있으니 그만두겠다'며 자진 사퇴한 것으로 확인이 돼 (골프장) 이사로 임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