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로 발길이 뚝 끊겼던 외국인 환자들의 한국행이 재개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지난달 21일 환자들을 다시 한국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국내 메르스 유행 때문에 6월 10일 이후 완전히 중단됐던 UAE 정부의 환자 송출이 42일 만에 다시 시작된 것이다. 아직까지는 정부가 국비를 들여 공식적으로 한국에 자국 환자를 보내는 나라는 UAE가 유일하다.

한국행 재개 결정 후 이달 3일까지 2주 만에 환자 42명을 세브란스병원 등 11곳에 보내기로 확정했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확진된 5월 20일부터 6월 9일까지 UAE 정부가 한국으로 보낸 환자는 51명이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011년 첫 환자 송출 이후, UAE는 협약을 맺은 국내 12개 병원에 환자를 보내왔는데, 메르스 유행이 번지자 이미 예약돼 있던 환자 외에는 송출을 완전 중단했다"며 "한국행 재개 결정 2주일 만에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된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UAE 정부는 메르스 유행 거점이 됐던 삼성서울병원에는 당분간 환자를 보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입국하는 42명의 환자는 주로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진료받는다. 의료계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도 차츰 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로 인해 해외 환자 유치는 큰 타격을 입었다. 보건산업진흥원이 해외 환자 유치 업체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메르스 발생 직후 한 달(5월 20일~6월 20일)간 해외 환자들의 예약 취소율이 73%였다. 이는 메르스 발생 전인 올 1~5월 평균 예약 취소율 18%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것이다. 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중증 질환 치료를 원하는 환자의 경우, 의사 결정과 입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6월 중순까지는 이미 예약된 환자들이 한국에 왔지만, 미용·성형 시장은 초토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주요 병원의 국제진료센터들이 환자가 없어 휴가 중이거나 아직 정상 가동되지 않아,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