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금피크제에 대한 논쟁이 거세다. 기업의 비용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 정년부터 우선 늘린 데 따른 부메랑이 돌아오는 것이다.
100인 이상 기업의 호봉제 운영 비율이 70%에 달하고 1년 미만 대비 20년 이상 근속자의 임금 수준이 3배가 넘는 상황에서, 노사 상생을 위한 합의 부재는 기업 비용 확대에 대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다수 근로자가 정년 연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사업주는 중고령 숙련 근로자 지속 채용에 경제적 동기를 갖고도 추가 비용 부담, 생산성 저하, 세대 간 일자리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정년 연장에 따른 추가 인건비는 2017년부터 5년간 115조원에 이른다'는 경영자총협회 추산은 차치하더라도, 정년 연장 대상 근로자의 생산성을 넘어서는 수준의 인건비는 분명히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사회보험료·퇴직급여 등 간접 비용을 더하면 기업 추가 비용은 더 늘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과 근로자는 함께 자구책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바로 임금피크제다. 30대 기업집단 계열사의 반 정도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도 정년 연장 안착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본다. 정년이 연장되면 중고령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얻고, 사회적 피부양자가 되는 시점을 일정 기간 연기하게 된다. 따라서 정년 연장을 통해 근로자가 추가로 누리게 되는 노동기간 연장에 따른 비용이 기업에만 전가돼 누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부담을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노사가 부담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임금피크제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다. 우선, 개별 기업의 특성·기술력·장기 비전을 고려해 노사가 임금피크제 형태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충분한 합의와 적응 기간을 두고 직무배치 전환교육을 한다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돼도 동기 상실에 따른 생산성 하락이나 사기 저하를 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기업 문화 변화도 요청된다. 승진 위주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60세 정년 시대에 적응할 수 없다. 장기 근속자들이 새 직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조직원 전체가 일정 시점에서 직무가 전환되는 것을 수용하는 기업 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사 상생에 기반해 임금피크제가 우리 사회에서 노사를 화합시키고, 청장년이 상생할 시대의 명약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