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래에셋증권 사이트에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가하고 2억원을 요구했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위반 혐의로 수배 중이던 주범 노모(38)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노씨 등 22명은 2008년 3월 21일 미래에셋증권 사이트 등을 디도스 공격한 뒤 이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2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필리핀에 거주하던 노씨는 악성 프로그램 제작 및 유포자, 디도스 공격 가담자, 대포통장 조달자 등 21명과 범행을 모의하고 디도스 공격으로 미래에셋 홈페이지를 4시간가량, 미래에셋증권 사이트를 30분가량 마비시켰다. 그러면서 회사 측에 2억원을 주지 않으면 주식 거래 시스템에 침투하겠다고 협박했다.

노씨 등은 앞서 그해 3월 13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법률사무소 등 12개 사이트를 공격해 55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던 노씨는 경쟁 업체로부터 디도스 공격을 받자 이에 보복할 목적으로 그해 3월 초 디도스 공격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씨는 이후 이를 유포해 컴퓨터 1만여대를 감염시켜 이른바 ‘좀비PC’로 만들었다.

그러나 경쟁 업체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실패하자 노씨 등은 중소업체 사이트를 공격 대상으로 삼았고, 이 사이트들을 공격해 돈을 받아내는 데 성공한 뒤 미래에셋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후 경찰은 일당 22명 가운데 18명을 붙잡아 4명을 구속했으나 노씨는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했다. 필리핀에 머무르던 노씨는 2010년 브라질로 넘어갔으나 그곳에서도 정상적인 일을 할 수 없어 물류 하역 작업 등을 하며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노씨는 지난 20일 변호인을 통해 수사를 받기 원한다고 알려왔고, 경찰은 다음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노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나머지 일당 4명도 계속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