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학교'
서울 구로구 오류동의 '지구촌 학교'는 국내에서 최초로 정규 초등학교로 인가를 받은 다문화 학교이다. 지난해 말 인가를 받아 올해 3월 개교식을 했다. 양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입국 학생들과 한쪽 부모가 외국인인 결혼 이주 가정의 자녀, 그리고 한국인 부모의 아이들이 모였다. 한국, 태국, 베트남, 몽골, 일본, 중국, 가나 등 13개 나라의 문화를 가진 70여 명이 지금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지구촌 학교는 1992년 시작한 이주민 지원단체 ‘지구촌 사랑나눔’이 뿌리가 되었다. 지난해 후원자들이 모이면서 학교 문을 열 수 있었다. 이 학교는 한 학년에 1개 학급,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이다. 한국어와 영어, 그리고 부모의 언어를 배우는 3개 언어 교육 특화학교이기도 하다. 정규 초등학교로 인가받은 덕분에 아이들은 중학교로 진학할 자격이 생긴다. 학비는 전액 무료이고 학교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기업과 개인기부금으로 충당한다. 하지만, 아직 도움이 더 필요하다.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옥상 운동장은 시멘트 바닥 그대로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싸우기도 하고 싸우다 울기도 했다. 선생님에게 혼났지만, 언제 싸웠느냐는 듯 다시 까불며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지구촌 학교’ 어린이들은 내가 기억하는 초등학교 시절의 모습과 똑같았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 더는 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두가 달랐기 때문에,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인 덕분에 아이들은 평범한 초등학생이 되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이 학교에 옮겨 오기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한국사회가 그랬듯이 초등학교도 이 다문화 아이들을 포용하지 못했다. 아이들은 아이답지 않게 눈치를 봐야했고, 그 결과 애어른이 되어버렸다. 그것이 이 ‘지구촌 학교’ 아이들의 뛰노는 모습이 더욱 반가운 이유이다.
현재 국내 다문화 학생의 수는 4만 명에 이른다. 2008년에 비해 두 배나 많아진 숫자이다. 하지만, 이들 중 초등학교에 다니는 비율은 80퍼센트, 중학교는 60퍼센트, 고등학교는 20퍼센트 초반에 불과하다. 입학대상자의 15퍼센트가 입학을 거부당했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지구촌 학교의 이사장인 김해성 목사는 “ 한국인들도 다문화 사회의 한 구성원일 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이 이주민들과 어울려 살 방법이라는 뜻이다.
사진·글_ 채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