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립암센터 의사가 자신의 고교생 아들을 국제학술지 논문에 '제1 저자'로 기재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교사를 양성하는 한국교원대 교수들이 제자 논문을 가로채는 등 심각한 연구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학계 연구 부정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편·아내를 '연구 보조원'으로 등록

교육부가 26일 공개한 '한국교원대 종합 감사 결과'에 따르면, 제자 논문을 가로채거나 연구비를 부당하게 챙기는 등 연구 부정을 저지른 교원대 교수는 35명이었다.

이 대학 교육정책전문대학원 A부교수 등 4명은 자신이 지도한 제자의 석사 논문을 요약·정리해 자신의 이름을 단독 또는 '제1 저자'로 올려 학술지에 등재한 뒤, 대학본부에 승진을 위한 연구 실적물로 보고했다. 수학교육과 B교수 등 22명은 학교로부터 연구비 1억2000여만원을 지원받고 자신이 지도한 제자들의 석사 논문을 요약해 자신의 연구물인 것처럼 제출했다. 교수 8명은 자신의 배우자를 '연구 보조원' 명단에 올려 인건비로 1108만7000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C 교수는 2013년 세종시교육청에서 3000만원, 한국과학창의재단으로부터 2000만원을 지원받아 각기 다른 연구 과제를 수행해놓고, 두 군데 모두 과거 자신이 발표했던 논문 한 편을 재활용해 연구 결과물로 제출했다. 교육정책학과 D교수는 교내 연구비로 500만원을 지원받고 결과 보고서 제출 기한(2013년 12월)이 10개월 지나도록 연구 결과물을 제출하지 않았다가 연구비를 반납하기도 했다.

이렇게 연구 부정을 저지른 교수들은 부당하게 챙긴 연구비·인건비를 학교나 기관에 반납하고 3개월 감봉 등 경징계나 경고 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 한 교수는 2건 이상 연구 부정을 지적받아 학교 규정상 정직 이상 중징계를 받아야 했으나, 징계 시효 3년이 지나 경고만 받았다. 한국교원대 관계자는 "앞으로 연구 윤리 의식을 강화하고, 연구비 관리 규정 등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 식구 감싸기가 가장 큰 문제"

대학 사회의 연구 부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3일간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가 전국 생물학·의학 교수와 연구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윤리 설문조사'에서, 답변자 10명 중 7명이 "최근 3년간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을 저자로 끼워넣거나 저자의 우선 순서를 바꾸는 등 연구 부정행위를 경험하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 부정이 계속되는 데는 학계의 '제 식구 감싸기'가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적발된 한국교원대도, 일부 연구 부정 사안에 대한 제보가 있었음에도 대학 측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도 열지 않고 임의적으로 종결 처리한 것이 드러나 산학협력단장이 경고를 받았다.

교육부는 연구 부정 문제가 끊이지 않자 최근 표절의 범위를 추가하는 등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개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 지침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 연구 사업에만 적용된다. 개별 대학에서 생산되는 논문에 부정 의혹이 있을 때는 해당 대학 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조사하고 징계 조치도 하도록 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별 대학 내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없거나, 연구 부정 여부를 판단할 때 교육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를 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