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올해 말까지 쓸 예산으로 정부에 청구한 금액이 1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원 120명의 인건비 22억원, 운영비 48억원, 청사 조성 경비 49억원, 연구개발비 25억원, 업무 추진비와 출장비 16억원 등이다.

특조위는 내년 예산으로 209억원을 책정해 놓았다. 올 예산 160억원과 합치면 1년 6개월 예산이 369억원에 달한다. 테러 공격으로 3000명 이상 숨진 미국 9·11 참사 조사위원회가 21개월 동안 쓴 돈이 1500만달러(약 165억원)였다. 세월호 참사는 사건의 성격이나 규모에서 9·11 테러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런데도 9·11 조사위의 배가 넘는 예산을 쓰겠다고 하고 있다.

특조위는 정직원 외에 전문위원, 자문위원, 외부 전문가 등에 대한 자문료 5억6000만원을 잡아 놓았다. 특조위는 민간인 직원 31명을 채용하면서 대부분 민변(民辯), 진보 시민단체, 인권·노동계 인사로만 채우고 선박·해양 전문가는 한 명도 뽑지 않았다. 그래 놓고는 정작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별도 비용을 들여 외부 자문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연구개발비 25억원 중 상당액도 외부 용역비로 쓸 예정이다. 조사·언론·외국어 담당 직원을 채용하고서도 외국 자료 번역이나 보도 자료 검토는 외부에 위탁하겠다고 한다. 한번 세금을 맘껏 써보자고 작심하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특조위는 무슨 목적인지 전국을 돌며 토론회까지 열고, 청문회도 올해 한 달에 두 번씩 12번 열겠다는 계획이다. 진상 조사는 증거를 갖고 과학적으로 해야 할 일이지 토론을 벌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1년 6개월 한시적으로 운영될 조직이 20억원을 들여 사무실 집기와 가전제품을 모두 새것으로 구입했다.

세월호 수색·구조 비용으로 이미 1854억원이 지출됐고, 앞으로 선체 인양 1200억원, 피해자 배·보상 1700억원 등 3700억원이 더 들게 된다. 무려 5550억여원에 달한다. 정부가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은 가운데 특조위까지 예산을 펑펑 써대면 좀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조위는 출범 때부터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하면서 파행을 거듭해 왔다. 이석태 위원장은 특별법 시행령안을 폐지하라며 한때 농성도 했다. 조대환 부위원장은 "특조위가 정치 공세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퇴했다. 특조위가 진상 규명을 핑계로 대정부 투쟁이나 하면서 예산을 낭비하면 차라리 특조위를 해체하라는 말이 곧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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