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하겠다”며 여당이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시대의 소명’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야당은 “노동시장 개혁은 필요하지만,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공무원연금 개혁에 이어 다시 정치권이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개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 17일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50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나라를 위해서 표를 생각하지 않고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개혁 강조는 계속 이어졌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에는 “상반기에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마무리했는데, 하반기에는 노동개혁을 최우선 현안으로 삼고 당력을 총동원해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22일에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과 대학생이 좌절과 분노의 세대가 되고 있다”며 “노동개혁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될 국가 과제이며, 노동시장의 이중적·모순적 구조를 타파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가 암울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가진 회동에서 당 주도로 노동시장 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박 대통령은 “좋은 말씀을 하셨다”고 20일 전했다.
당 지도부도 노동시장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부 장관 출신인 이인제 최고위원은 “지난 정부에서 전혀 손을 대지 못한 공공개혁과 노동개혁에 박근혜 대통령이 비로소 깃발을 들고 있다”며 “새누리당은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시대적 소명’인 노동개혁을 더 강력히 밀어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개혁에 대해 국정원 해킹 의혹과 당내 혁신안 통과에 집중하느라 야당은 반응이 다소 늦었다. 그러나 22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을 양산 하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여당에 맞설 것임을 예고했다.
문 대표는 또 “김무성 대표와 새누리당은 청와대를 다녀온 후 노동개혁에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는 성과를 낼 수 없다”며 “공무원연금 개혁 때처럼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김 대표에 대해 ‘마름’같다며 비판에 나섰다. 그는 이날 “마름은 지주의 심부름을 하면서 지주 앞에서 한없이 굽실거리고 소작인들 등쳐먹는 사람”이라며 “(김 대표가) 흘러간 옛 영화에 나오는 마름이 연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