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에서 현재까지 충당금 182억원을 못 댄 거 맞지요? 이건 완전히 특혜예요.”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야당 의원님들이 화낼만 하십니다. 사실 제가 들어도 이건 경상남도가 좀 지나치다, 너무 했다고 생각합니다.”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

지난 10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관련 지역발전특별회계(지특회계) 심의 중 나온 발언입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경상남도의 석동-소사 구간 도로 건설 사업비 증액안을 심의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추경안에 이 구간 도로 건설비로 106억원을 증액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미 본예산으로 계산돼 있는 110억원과 맞먹는 액수입니다. 정부 추경안대로 처리될 경우 올해 216억원의 예산이 들어가게 됩니다.

산업부가 이미 배정된 1년치 예산에 준하는 액수를 늘려달라고 한 건, 소관 지방자치단체인 경남도가 공사비를 제 때 투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관섭 산업부 1차관은 "경제자유구역 내 여러 인프라 사업은 연말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석동-소사 구간 사업은 오는 8월까지 지자체의 매칭 없이는 공사가 중단될 상황입니다"라고 예산 증액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이 사업은 당초 사업비를 정부와 경남도가 각각 50%씩 매칭하기로 하고 2007년부터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경남도가 2010년부터 지방비를 약속대로 투입하지 않았다는 게 박완주 의원의 설명입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사업이 시작된 해인 2007년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각 12억원씩, 2008년에는 1억원씩 50%를 매칭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당시 국비로 146억원을 넣었는데 경남도는 지방비로 5억원만 투입했습니다. 당초 약속대로라면 정부와 똑같이 146억원을 투입해야 했습니다. 2011년엔 국비가 200억원이 들어갔지만, 경남도는 전년과 같은 5억원만 넣었습니다.

◆ 지방비 언제 투입될지 모르는데 정부 예산 주자는 산업부

박완주 의원은 이를 '특혜'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올해 정부가) 110억원을 넣었고 경남도가 지방비로 78억원만 냈는데 추경으로 106억원을 또 넣었어요. 이런 사업이 어디 있나요"라며 "왜 여기만 이렇게 특혜를 해 주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같은 당 홍익표 의원은 "경남도가 지금 매칭한 부담금만 가져왔으면 공사가 중단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며 "경남도가 끝까지 안 하면 정부가 다 할 건가요"라고 산업부를 압박했습니다. 이관섭 차관은 이에 대해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경남도의 매칭이 스케줄보다 늦은 건 사실이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의원들은 경남도가 밀린 매칭 부족분을 제대로 투입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김한표 의원이 이 차관에게 "경남도에서 언제 매칭을 확실히 하겠다는 건가요"라고 묻자, 이 차관이 "경남도가 오는 9월 추경 편성 때 올해 매칭 부족분과 (정부) 추경에 따른 매칭분 106억원을 포함시키겠다고 공문을 보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차관은 그동안 밀린 매칭 액수가 약 300억원에 이른다는 지적에 대해 "그 부분은 확약한 건 아닌데"라며 말을 줄였습니다. 김 의원은 "매칭사업이라고 하면 정부와 경남도가 서로 협력해서 해야 하는데 정부는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반면 경남도는 협조를 안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 홍준표-윤상직 질타…정부안 반토막난 채 예결특위로

야당 의원들은 경남도의 행정 능력을 질타하며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전정희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금까지 182억원을 매칭하지 못한 지자체가 느닷없이 300억원 가까이를 종이에 약속한대로 낼 수 있겠느냐"면서 "살림을 정말 엉터리로 하고 있어 추경을 세울 수 없다"며 경남도를 비판했습니다. 박완주 의원은 "경남도지사가 누구지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같은 당 백재현 의원이 이에 "홍0표 지사라고 있어요"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석동-소사 구간 사업비는 여야 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당초 정부안보다 70억원이 적은 36억원으로 수정됐습니다. 사업비의 최종 향방은 예결산특위에서 정해집니다. 홍익표 의원은 "이건 산업부장관이 잘랐어야 해요. 추경에 이런 게 들어오기 때문에 추경 전체가 당초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는 겁니다"라며 "여기서 조정이 안 돼도 예결특위에 가면 어떻게든 조정될 겁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