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경력 5급 채용시험에 합격해 중앙공무원교육원(이하 교육원)에서 신임 사무관 교육을 받던 일부 남자 교육생들이 여자 교육생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교육원 교수가 여자 교육생들에게 '술집 여자보다 기본을 안 지킨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교육원 측이 조사에 나섰다.

교육원은 지난 4월부터 5급 공채 합격자 420명과 경력채용 합격자 100명 등 520명을 대상으로 신임 사무관 연수 교육을 진행해왔다. 교육원에 따르면 합격자 전원은 교육 첫 주에 일주일간 충북 충주에서 합숙 연수를 받았다. 이때 그룹별로 자기소개를 하는 자리에서 경력채용 합격자 A씨가 공채 출신 여자 교육생 B씨에게 "넷째는 네가 낳아줄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후반의 A씨가 '결혼했다'고 소개하자 20대인 B씨가 "그럼 아이도 있겠다"고 질문했고, 이에 A씨가 '아이가 셋 있으니, 넷째 아이는 네가 낳아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함께 있었던 한 교육생은 "처음엔 실언(失言)이라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이후 술자리 등에서 수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이어졌다"며 "일부 민간 출신 경력채용 합격자들이 5급 공채 합격자들보다 나이가 열 살 이상 많아 제지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한 여자 교육생은 "일부 남자 교육생들이 회식 자리에서 여자 합격생들의 허리를 팔로 감싸 안는 일이 예삿일처럼 벌어졌다"고 했다. 또 교육원의 C 교수가 '수업 시간에 강의실 빈자리가 많다'고 지적하며 "술집 여자도 기본을 지키는데 사무관이 기본을 안 지킨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유머러스하게 말한다는 게 여자 교육생에게 상처를 준 것 같다. 반성한다"고 말했다.

교육원을 관리·감독하는 인사혁신처의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해, 사실일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오는 20일 교육원에서 신임 사무관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