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쇼이블레〈사진〉 독일 재무장관이 지난 13일(현지 시각) 그리스 3차 구제금융안 합의 후 사그라졌던 그렉시트(Grexit·Greece+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쇼이블레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구제금융보다 모두에게 더 나은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부채 탕감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쇼이블레가 그렉시트를 다시 정치적 의제로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그리스는 초긴축 정책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채권단으로부터 3년간 최대 860억유로(약 108조원)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채무 재조정(부채 탕감이나 만기 연장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그리스가 부채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 IMF 등에서 나오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그리스에 채무 탕감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그리스) 채무 재조정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쇼이블레는 "부채 탕감은 유럽연합 협약에 어긋난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쇼이블레의 그렉시트 발언은 3차 구제금융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FT는 "쇼이블레의 주장은 '합의안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말과 아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獨, 구제금융 협상개시안 승인

독일이 3차 구제금융에 IMF의 동참을 강하게 요구한 것도 그렉시트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IMF가 부채 탕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제금융에 불참하면, 쇼이블레는 이를 구실로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결국 그렉시트로 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의회는 17일 그리스 구제금융안을 승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