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발생한 독극물 음료수 사건을 수사 중인 상주경찰서는 17일 유력한 용의자로 마을 주민 A(여·83)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체포 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 신병을 확보하고 증거 수집에 나섰다. 그러나 A씨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A씨를 지목한 것은 A씨 집 부근 후미진 곳에서 발견된 자양강장제 병 때문이다. 이 병 안에는 피해자들이 마신 사이다 병 속 살충제와 같은 성분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양강장제 병에 뚜껑이 없고,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마신 사이다 병에 A씨 집 부근에서 발견된 자양강장제 병 뚜껑이 끼워져 있었던 점도 경찰이 A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는 이유다. 특히 발견된 자양강장제 병에 찍힌 유효기간과 A씨 집에 보관 중인 동일 종류 자양강장제의 유효기간이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사이다 병에 살충제를 넣은 후 실수로 살충제 병(자양강장제 병) 뚜껑을 사이다 병에 끼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후 A씨가 이 자양강장제 병을 집 근처에 버렸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A씨와 피해자들 사이에 어떤 갈등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주민 탐문을 통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A씨가 범행을 계속 부인함에 따라 범인이 다른 사람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A씨는 거짓말탐지기 사용도 거부한 채 변호사 입회 하에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범행 내용을 일절 부인하고 있다.
금계1리 주민 6명은 지난 14일 오후 3시 43분쯤 마을회관에서 살충제 성분이 든 음료수를 마셨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그중 정모(여·86)씨가 다음 날 숨졌다. 나머지 5명 중 4명도 여전히 중태이며, 신모(65)씨만 의식을 되찾는 등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