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6일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증거 채택을 잘못했다"면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유무죄 판단을 내리지 않아 사건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하급심(2심)이 유죄 증거로 삼았던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2개 파일은 출처를 명확히 알기 어려운 단편적이고 조악한 형태"라면서 "개인적으로 수집한 정보가 들어 있는 등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을 위해 작성된 문서로 볼 수 없어 증거 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 파일에는 국정원이 정치 및 선거 활동에 사용했다고 기소한 트위터 계정의 대부분이 담겨 있었고, 2심은 이를 공직선거법 위반의 핵심 증거로 삼았지만 대법원은 김씨 파일의 증거 능력을 부인한 것이다. 대법관 13명은 전원일치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대법원은 또 "국정원 직원들이 올린 나머지 인터넷 게시글과 댓글(2125개), 찬반 클릭(1214회)에 대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면서 "하지만 (대다수) 트윗글의 증거 능력이 사라지면서 국정원의 불법 활동 범위가 확정되지 않아 지금 유무죄 판단을 내릴 순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월 법정구속된 원 전 원장의 보석(保釋) 신청을 이날 기각했다. 이는 이번 파기환송이 원 전 원장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대변인은 "대법원이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유무죄 판단을 미룬 채 파기환송한 것은 대법원의 책임 회피로 매우 유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