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커서 이름 때문에 위선자나 이중인격자라고 놀림당할까 봐 벌써 걱정이 앞서네요."

애티커스란 이름의 다섯 살짜리 아들을 둔 미국 주부 베키 데니스(오클라호마주)는 지난 14일 출간된 소설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 '파수꾼'을 읽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했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누명을 쓴 흑인 피의자를 변호하며 인종차별이란 편견과 맞서 싸웠던 정의로운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가 후속작에선 딸에게 "검둥이들(niggers)이 학교나 교회, 극장에 드글거리는 것을 보고 싶나"고 말할 정도의 인종차별주의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소설 주인공의 변절 논란과 관련, 전작에 감명받아 자녀 이름을 애티커스라고 지은 부모들이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1960년 출간된 '앵무새 죽이기'는 전 세계에서 4000만권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애티커스란 이름은 '정의의 사도'와 동의어가 됐다. 미 법대생 가운데 상당수가 "불의에 맞서 싸우는 애티커스 같은 변호사가 되겠다"고 진학 동기를 밝혔을 정도다. 학창시절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자란 세대가 결혼해 아이를 갖기 시작한 1980년대부터 '애티커스'는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남자 신생아 이름으로 자리를 굳혔다. 올해 상반기엔 후속작이 출간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신생아 이름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