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64) 전 국정원장 상고심에서 “증거인정 여부를 다시 판단한 뒤 유무죄 여부를 가려라”면서 파기환송하면서 ‘국정원 댓글 사건’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이날 원 전 원장의 보석 신청도 기각해 그는 구속된 상태에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2월 8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원 전 원장은 5개월 넘게 구치소에 수감된 신세다.
원 전 원장 뿐만 아니라 현직(現職) 시절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정보기관의 수많은 수장(首長)들은 퇴임 이후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적지않은 수난을 겪어야 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정보기관의 막강한 정보력을 국가 안위가 아닌 정치 역학에 동원했을 때 수장들은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했고, 이는 대부분 정권에서 반복됐다.
1961년 6월 중앙정보부라는 이름으로 창설된 국정원은 1981년 국가안전기획부로 이름이 바뀌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지금의 국가정보원이 됐다.
4대 원장으로 6년 3개월 재직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은 박정희 정권에 ‘미운털’이 박히면서 1973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후 김대중 납치사건 등 박정희 정권의 각종 비리를 폭로하다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됐다.
이후락(6대) 전 중정부장은 10·26사태 이후 권력형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재산을 환수당하고 정치활동을 규제받았다. 김재규(8대) 전 중정부장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해 이듬해 사형 당했다. 5대 중정부장을 지낸 김계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0·26 사태 이후 내란목적 살인죄 등으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뒤 1982년 석방됐다.
이희성(9대·중정)·전두환(10대·중정)·유학성(11대·이하 안기부장)·장세동(13대)·안무혁(14대)·이현우(19대) 전 부장 등 5공 시절 안기부장들은 김영삼 정부 때 군사 반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형사 처벌받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의 권영해(21대) 전 부장은 북풍(北風) 등 각종 공안사건 조작, 대선 자금 불법 모금 사건 등으로 4차례 기소됐다.
김대중 정권 때도 이종찬(22대) 전 원장은 언론 장악 시나리오 유출 파문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고, 임동원(24대), 신건(25대) 전 원장은 불법 감청 지시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만복(28대) 전 원장은 일본 월간지에 재임 시절 대북 협상과 관련한 일화를 기고했다가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