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다시 북핵(北核)으로 쏠리고 있다. 미국이 과거 '적(敵)과의 대화' 대상으로 거론한 나라는 이란·쿠바·북한 등 세 나라다. 이 가운데 쿠바와는 최근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했고, 이란과는 이날 핵협상을 최종 타결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북한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고, 홀로 남아 초조해진 북한도 호응하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에선 "이번 이란 핵협상 타결은 북한에도 상당한 압박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아직까지는 섣부르게 낙관하기는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과 이란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란과의 협상은 핵무기화로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비확산' 차원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미 3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핵보유국'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북핵 협상은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다.
협상의 동력이 되는 '경제 제재 해제에 대한 욕구'도 이란과 북한은 큰 차이가 있다. 원유 수출이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란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국제사회의 제재에 즉각적인 타격을 받았고,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체제인 북한은 수년에 걸친 국제사회의 이중·삼중 제재에도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제재와 끈질긴 협상을 병행한 끝에 이란 핵협상에서 성과를 냈다. 대화와 제재라는 투 트랙을 통한 해결이라는 큰 틀은 북핵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주 토론회에서 "강대국들이 협업을 통해 이란 핵 문제 같은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면, 북에 대해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한·미·일은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 확대를 꾀할 것으로도 관측된다. 특히 미국 내에서 '북핵 회의론'이 많이 퍼져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미 측에 북핵 해결을 위한 더욱 분명한 의지를 천명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은 현재까지는 이란 핵협상 타결에 대해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최근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내려놓는 일은 절대 없다. 이란 핵협상도 관심 없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한·미의 대화 요구에 과거에는 터무니없는 조건이라도 내걸면서 반응을 보였는데, 요즘은 아예 대화의 문을 닫아놓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란 핵협상 결과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