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최측근인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5촌 조카가 한국에서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7일 확인됐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은 이날 "최룡해 친고모의 손자인 조선족 오기범(45)이 지난달 한국으로 입국해 보이스피싱으로 빼낸 돈 5000여만원을 인출하려다 체포돼 구속 수감됐다"고 말했다. 최룡해 5촌 조카인 오기범은 최룡해 집안의 근거지인 헤이룽장성 지둥(鷄東)현에서 태어났다. 지린성 옌볜(延邊)에서 수산물 무역 등 대북 사업을 했지만, 북·중 관계 악화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한국인을 상대로 보이스피싱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오기범은 최룡해 부친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 여동생 최정해의 둘째 손자다. 최현은 김일성과 함께 중국에서 빨치산 활동을 한 '혁명 1세대'로, 김일성 독재 구축과 김정일 권력 세습에 큰 공을 세웠다. 김정은이 최룡해를 신임하는 것도 김씨 일가에 충성한 최현의 후광 덕분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최룡해 5촌 조카의 구속을 계기로, 김정은이 최룡해에게 친·인척 관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현이 활동했던 지둥현에는 2012년 4월 그 아들 최룡해가 북한군 총정치국장에 오르자 조선족을 중심으로 '최룡해 후원회'가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룡해 고모(최현의 여동생) 최정해는 최현을 따라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오모씨와 결혼해 지둥현에 정착했다. 최현과 최룡해는 1960년대까지 중국의 최정해 가족과 자주 연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는 김정은 등장 이후 승승장구했으나, 작년 4월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되고 올해 초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위원으로 강등되는 등 지위가 불안한 모습이다. 총정치국장 해임 직후 처형될 뻔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