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지영 기자] 주말극 ‘파랑새의 집’이 처음 의도와 다르게 산으로 가고 있다. 청춘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다고 했던 드라마가 점점 막장 요소를 추가하며 극의 스토리가 이상하게 변질되고 있다. 청춘들은 사라지고, 악행을 저지른 회장만 남았다. 일일극에서 흔히 보아왔던 스토리다.

KBS ‘파랑새의 집’은 좌절을 겪고 일어서는 청춘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초반 드라마는 선생님이라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작가로서 새출발을 시작하는 영주(경수진)와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려는 은수(채수빈), 취업난 속에서 힘들게 대기업에 입사한 지완(이준혁)의 이야기가 그려지며 처음 기획대로 스토리가 진행되는 듯 했다.

또한 그 속에서 은수와 재벌 아들 현도, 지완을 짝사랑하는 영주의 모습이 그려지며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도 담겼다.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이들은 사라지고 과거 악행으로 기업을 일군 태수(천호진)가 전면에 부각되며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 태수가 과거 동업자였던 지완의 아버지 돈을 가로채 사업자금으로 삼아 번듯한 기업을 일궜고, 그 비밀이 밝혀지려 하자 더 심한 악행으로 자신의 위치를 지키려 버둥거린다.

이런 태수와 정면대결을 펼치고 있는 사람이 지완이다. 지완은 영환(남경읍)의 도움으로 태수의 비리를 알게 되고, 증거를 모아 태수를 파멸시키려고 한다. 당연히 극의 중심은 지완과 태수의 대결이다.

5일 방송에서는 모든 증거를 없앴다고 생각한 태수 앞에 새로운 증거와 사람을 제시하며 태수를 사지로 몰아넣는 지완의 모습이 그려졌다. 지완은 과거 아버지의 회사 태후 산업이 거래했던 세계은행 직원 재철(정원중)에게 과거 기록이 담긴 수첩을 얻어내고, 주주총회에서 태수의 비리를 폭로해 태수를 당황시켰다.

이제 드라마는 태수가 어떤 죄의 댓가를 치르게 될지,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죄를 뉘우칠까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는 상태다. 그 과정에서 영주, 은수, 지완의 꿈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취업난에 시달리며 힘들게 살고 있는 현 시대 청춘들의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파랑새의 집’. 결국 여느 막장드라마와 같은 선택을 해버린 ‘파랑새의 집’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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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