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확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는 공주·부여·익산의 백제 후기(475~660) 유적 8곳으로 이뤄졌다. 이로써 한국은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1995), 창덕궁, 수원화성(1997), 경주역사유적지구(2000), 조선왕릉(2009), 남한산성(2014) 등 모두 12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중·일 고대 교류의 증거

세계유산위원회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한국·중국·일본 고대 왕국 사이의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주고, 그 교류 결과로 나타난 건축 기술의 발전과 불교의 확산을 보여주는 유산임을 높이 평가했다.

백제사 전문가들은 "백제는 중국으로부터 필요한 문화를 받아들였지만 이를 자신만의 문화로 새롭게 꽃피워내 다시 일본과 동아시아에 전파했다"고 말한다.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는 "예를 들어 중국에서 불교를 받아들인 백제는 이를 더욱 발전시킨 후에 왜에 전파했다. 이때 사찰을 지을 때의 건축 기술, 가람 배치 등이 함께 일본으로 건너갔다"고 했다.

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백제 문화는 당시 동아시아 삼국의 화합과 소통에 큰 역할을 했다. 21세기 한·중·일 관계에서도 '상호 존중과 교류의 정신'을 전파하는 상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8개 유적의 통합 관리가 중요

세계유산위원회는 또 이 유적들이 백제의 내세관·종교·건축 기술·예술미 등 백제 역사와 문화의 특출한 증거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수도 입지 선정 기록을 통해 백제의 역사를, 불교 사찰을 통해 백제의 내세관과 종교를, 성곽과 건축물의 하부 구조를 통해 백제의 독특한 건축 기술을, 고분과 석탑을 통해 백제의 예술미를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전반적인 관광 관리 전략을 완성하고 고분 안에 있는 벽화와 내부 환경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 주기를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이혜은 이코모스(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한국위원회 위원장은 "8개 유적지가 3개 시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통합 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