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지분 7.12%를 매입한 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선언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도 약 1%씩 매입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엘리엇이 합병을 강행하려는 삼성 측을 전방위로 압박하기 위한 투자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17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 성사 여부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최근 삼성SDI와 삼성화재 지분을 1%씩, 총 200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와 삼성화재가 각각 삼성물산 지분 7.18%와 4.65%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목적이 있는 지분 투자'라고 해석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법상 지분 1%를 갖고 있는 주주는 이사(위법행위 유지청구권)와 회사(주주대표 소송)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임시 주총을 앞두고 다양한 법적 대응에 나서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지난 1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엘리엇은 이에 항고하며 "삼성물산 이사진을 독립적인 인물로 교체하고, 이사 후보자 지명에 관한 위원회와 보수 결정에 관한 위원회 등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