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보〉(173~190)=오후 2시가 넘자 16강전 결과가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박정환 김지석 박영훈 등의 승전보와 함께 고근태 나현 이세돌의 '전사' 소식도 들려온다. 이세돌의 초반 탈락은 LG배의 징크스 중 하나로 굳어져가고 있다. 구리(古力)와의 '백담사 결투' 이듬해인 14회부터 7년간 본선 전적이 2승 5패(1회전 탈락 5회, 2회전 탈락 2회)다. 두 차례 LG배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그의 '귀향'은 언제쯤 이뤄질까.
173은 집도 집이지만 중앙 백 대마에 대한 위협용으로 필요한 수다. 금쪽 같은 시간을 19분이나 투입한 174도 침착한 정수. 조급한 마음에 참고 1도 1로 두는 것은 6까지 득보다 실이 더 많다. 178은 7집에 달하는 큰 곳. 179가 선수(先手)임은 참고 2도가 보여준다. 181도 6집짜리.
185로 '가'에 때리면 백 185로 단수쳐 이후 '나'까지 연단수가 성립한다. 189까지 외길 진행인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백은 얌전히 정리해선 졌다고 보고 190으로 최후의 도발(挑發)에 나선다. 흑은 '다', 백 '라', 흑 '마'의 수순으로 이길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안전한 길이다. 하지만 진다면 '바'로 단수쳐 패(覇)를 불사할 장면. 흑의 올바른 선택은?